NCCK 4년여 준비 끝 '차별없는 그리스도의 공동체' 펴내
최형묵 목사 "당장 도움필요한 이들에게 손 내미는 마음으로 작업"
'성소수자 교인 목회·선교 안내서' 첫 출간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국내 개신교계에서 성소수자 교인의 목회와 선교를 위한 안내서가 처음으로 출간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성소수자교인목회연구소위원회는 '차별없는 그리스도의 공동체'라는 이름의 성소수자 교인 목회 및 선교 안내서를 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성소수자 목회에 관심을 가져온 목사와 연구자가 필자로 참여한 안내서는 교회 안에서 성소수자가 놓인 현실을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성소수자에 대해 올바른 이해로 다가서는 길을 안내한다.
'동성애는 질병'이라든가 '동성애는 후천적인 선택'이라는 등 동성애를 둘러싼 잘못된 정보와 오해를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바로 잡는다.
평소 성소수자 문화에 관심이 크지 않았던 이들을 위해 '지정 성별(Assigned Sex)', '커버링(Covering)' 등 성소수자 관련 용어 설명도 담았다. 지정 성별은 생물학적 성(性)을 기준으로 지정받은 성을 말하며, 커버링은 성소수자가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강요, 은폐하거나 자기부정하는 것을 뜻한다.
또 성서 읽기의 대표적인 두 가지 방법인 '문자-사실주의적' 접근과 '역사-은유적인' 접근 등을 소개하고, 성소수자 교인과 함께 하는 환대하는 공동체, '무지개 교회'로 가기 위해 교회 안에서 필요한 변화와 준비를 안내한다.
이 안내서는 2017년 9월 기획됐다. 책은 발간까지 4년 넘는 시간 준비와 연구, 토론, 초고 검토, 보완 등의 과정을 거쳐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당초 NCCK에서 안내서를 발간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회원 교단마다 성소수자 문제를 놓고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고,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이 채택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라는 외부 기관을 통해 발간하게 됐다.
성소수자교인목회연구소위원회를 이끌어온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이날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출판 간담회에서 "교회 안에서 공통된 의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성소수자 문제)을 두고 일을 추진했다는 것이 굉장한 모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성소수자와 관련해 한국 교회가) 별도의 의견합의를 이루기 위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하는 것, 그런 마음으로 이 작업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안내서 작업 과정, 차별금지법 지지 입장을 밝혔을 때 이에 반대하는 이들로부터 '사탄의 대변인'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일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공적 교회 차원에서 (성소수자 논의가) 숨 막히는 상황을 보면서 반드시 건강한 공적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느꼈는데, 그 문제의식이 이 작은 결실을 내는 한 원동력이 됐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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