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사고에 “사태 수습 총력”…장례 후 유세 재개 예상
국민의힘과 물밑 접촉은 계속…“며칠 더 논의 지연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사진 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오른쪽 사진 오른쪽)가 16일 밤 충남 천안시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유세차량 사망자 빈소를 조문한 뒤 안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천안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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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둘째날인 16일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전날 지역 선대위원장 등 2명이 유세용 차량에서 사망하면서 당 전체가 뒤숭숭했다. 안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제안했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미칠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당 선대위는 이날 사망한 충남 논산·계룡·금산 선대위원장인 A씨의 장례를 국민의당 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
안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은 중단됐다. 안 후보는 이날 경제비전 공약 발표, 백범기념관 방문, 수도권 길거리 유세 등 일정을 예정했으나 모두 취소했다. 안 후보는 선거운동 일정 대신 전날 오후 11시부터 A씨와 운전기사 등 사망자 2명의 빈소가 마련된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장례식장을 연이어 방문했다. 이날 오후에도 빈소에 머물렀다. 홍경희 국민의당 대변인은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는 총력을 다해야 해서 다른 데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선거운동 재개는 A씨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안 후보는 최근 잇달아 악재를 마주했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을 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 등록을 한 날, 윤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한 날이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사실 제 아내는 기저질환이 있다. 그런데도 제 선거운동을 돕고 의료봉사를 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자의 확진 판정에 따라 안 후보의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후보 등록은 대리인을 통해서 했고, 기자회견은 예정보다 2시간 정도 늦춰 유튜브를 통해 진행했다.
안 후보가 A씨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선거운동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의 향배도 주목된다. 윤 후보는 강원 원주시 일정이 끝난 뒤 사고 희생자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25분간 안 후보와 독대했다. 윤 후보는 조문 후 기자들에게 단일화 논의 여부를 두고 “혹시 여러분께서 추측하는 그런 얘기는 오늘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나누질 않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전날 구미 유세 중 단일화와 관련,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 결심을 밝혔으면 좋겠다”며 윤 후보의 답변을 촉구한 바 있다.
국민의당도 이날 단일화 관련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전날 사고로 단일화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쪽에서 몇 가지 대안을 만들어 제시해야 하는데 아직”이라며 “물리적으로 며칠 더 논의가 지연될 것 같다”고 했다.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 표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물밑 접촉은 계속되고 있고 공개 접촉까지 임박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안 후보의 ‘양보’를 위한 조건을 확인하고 있고, 윤 후보에게도 관련 보고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안 후보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안 후보에게 차기 정부 국무총리직을 제안한다거나,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일부 보장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거론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이후 통합정당 당권을 안 후보에게 맡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말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이 선거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데다 유세차량 사고로 선거운동이 전면 중단되는 등 안 후보의 여력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야권에선 투표용지 인쇄일(28일) 하루 전인 오는 27일을 후보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거론해 왔다.
조문희·심진용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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