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月 고용동향 발표
'일자리 정부' 5년…고용률 60.8→60.5% '제자리 걸음'
'이대남' 36시간 이상 일자리 취업자 수 작년보다 오히려 줄어…청년 일자리 질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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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손선희 기자, 문제원 기자] 새해 첫 달 취업자 수가 22년여 만에 최대인 113만5000명 증가한 것은 1년 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참사’의 기저효과가 가장 컸다. 지난해 1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여파로 취업자가 100만명 가까이 급감한 만큼 상대적으로 올해의 증가 폭이 큰 것이다. 여기에 비대면과 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와 수출 호조가 더해지면서 고용 총량 지표는 지난해 3월 반등 이후 11개월째 증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일자리’ 성적표는= 지난달 고용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수가 113만5000명 늘어나며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에서 회복할 시기인 2000년 3월(121만1000명) 이후 21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23개월 만에 취업자 수가 플러스로 전환한 30대를 포함해 전 연령대에서 고루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90개월 만에 처음이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5만명), 숙박·음식점업(12만8000명)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취업자가 증가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해 12월(6만6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었다. 수출 호조 영향으로 제조업(6만6000명), 운수·창고업(12만1000명) 등에서도 취업자가 증가했다.
최근 월별 고용 지표는 우상향하고 있지만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 전반적으로는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부 5년간 고용률(2017년 60.8%→2021년 60.5%)은 제자리걸음에 그쳤으며 연령·성별이나 업종별 편차가 극심해 일자리 ‘질(質)’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장)는 "한국은 (코로나19 위기 속에) 일본, 독일 등과 함께 고용 부문에서 선방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총량이 비슷하더라도 취업자가 실제 체감하는 고통지수와 단시간 또는 계약직 근로자 비중 확대에 따른 고용의 불안정성 등은 질적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정부의 고용 통계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팀에 의뢰해 전일제 환산 취업자로 문 정부의 고용 변화를 따져봤더니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51만2000명으로 오히려 2017년 대비 209만2000명(7.3%)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같은 기간 54만8000명(2.1%) 늘었다는 통계청 분석과 정반대다.
◆3040 고용 불안 여전= 정부는 고용시장이 ‘양적·질적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을 이뤘다’고 자평했지만, 핵심 허리 계층인 3040세대는 공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취업자가 113만5000명 늘었다지만, 이 중 절반이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52만2000명)에 해당했다.
늘어난 취업자 중 30대는 2만2000명, 40대도 2만4000명에 그쳤다. 30대와 40대를 합쳐도 4%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지난해 1월 고용상황이 워낙 최악 수준이었던 탓에 30대 일자리는 2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고용률은 1.8%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쳐 타 연령 계층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40대 고용률 회복 폭도 1.0%포인트로 최저 수준이다. 특히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일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전 연령 계층 중 30대에서 유일하게 늘었다.
사회에 첫 진출하는 20대 청년에게도 고용 회복의 온기는 닿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시아경제가 통계청의 2020~2021년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늘어난 20대 일자리(10만5400개) 중 약 90%에 해당하는 9만4000개가 주당 근무시간이 0~35시간에 불과한 단기 일자리로 집계됐다. 주당 36시간 이상 근무한 취업자 수는 1만14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경우 주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풀타임 일자리에 취업한 인원이 코로나19로 고용 쇼크가 닥쳤던 2020년보다 더 줄었다. 최 객원교수는 "디지털 전환이나 자영업 구조조정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란 점에서, 추후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된다고 해서 예전의 고용상황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며 "지역과 업종에 따른 편차 등 급격한 변동에 대해 정부가 긴장감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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