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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 추적도 제대로 안하는데, QR코드를 꼭 찍어야 하나요?”
15일 낮 12시경 서울 강동구의 한 매운탕 식당을 찾은 중장년 남성 4명이 점주인 강정윤 씨(60)에게 투덜거렸다. 이들은 강 씨가 “방역지침이라 어쩔 수 없다”며 되풀이해 부탁하자 마지못해 QR코드를 찍고 입장했다. 가게를 찾은 다른 손님들도 “하루 확진자가 5만 명 넘게 나오는데 QR코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어차피 방역 규제를 완화할 건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인증을 왜 하느냐”고 한 마디씩 했다. 강 씨는 “번거롭다는 손님들 불만이 최근 크게 늘었다”며 “QR체크인을 통한 출입명부 작성은 당장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정부가 확진자 폭증에 따라 ‘셀프 역학조사’ 및 ‘셀프 치료’ 방식을 도입하면서 ‘출입명부 무용론’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출입명부 작성을 둘러싼 점주와 손님 사이의 실랑이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서울 강동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한동희 씨(58)는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은 사람도 (백신 접종 완료자면) 격리를 안하는데 QR체크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조만간 하루 확진자 10만 명을 넘는다는데 그렇게 되면 당국이 지금보다 더 관리를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방역패스 폐지론’도 나온다. 서울 용산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영규 씨(43)는 “접종자 QR코드를 도용하는 미접종자가 있어도 가려내지 못하는 상황 아니냐”며 “굳이 접종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14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전자출입명부 중단은 검토 중이지만 방역패스는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선 ‘도대체 뭐가 달라지는 거냐’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사장 공신 씨(40)는 “(출입명부용) QR코드를 없앤다면서 방역패스는 유지한다는 게 무슨 말장난인지 모르겠다”며 “방역패스를 유지하면 어차피 QR코드나 접종 증명서를 확인해야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로서는 달라질 게 없다”고 했다.
반면 방역패스 폐지에 신중한 자영업자도 일부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49)는 “가게를 다녀간 손님 중 확진자가 나오면 영업에 타격을 입을까봐 불안하다”며 방역패스 유지론에 힘을 실었다.
자영업자들은 출입명부 작성이나 방역패스 폐지보다 사적 모임 인원 및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족발집 사장 한동희 씨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영업시간 제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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