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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제3지대 후보 첫 유세지…심상정은 호남, 안철수는 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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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3지대 후보들도 오늘(15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죠.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호남을 택했는데요. 안철수 후보는 어제 대구 일정에 이어 오늘도 영남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정치부회의 줌 인 (지난해 12월 6일) :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오늘 오후에 만났는데요. 이번 대선에서 함께 협력할 사안을 논의했습니다. 저는 편의상 '안심연대'라고 이름을 붙일까 하는데요.]

안심연대, 노선이 다른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서 관심을 끌었던 사안이었죠. 둘을 하나로 이어준 건 바로 '양당 체제 종식'이었는데요.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안철수 후보께서 양당 체제를 적폐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기 때문에 양당체제 종식에 대한 의지를 좀 들어볼 생각이고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어떤 내용 중점적으로 논의하실 예정이신가요?) 아침에 올린 대로입니다.]

'양비론'이란 커플링을 나눠 낀 두 사람, 거대 양당 후보들을 비판하는 데 있어서 만큼은 늘 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이 발언으로 안심연대는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3일) :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즉 정권교체,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합니다.]

안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죠. 이를 지켜본 심상정 후보, 상당히 허탈했나 봅니다. 안 후보에게 실망감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결국은 이제 단일화 쪽으로 선회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두 사람, 이대로 갈라서는 걸까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오늘 두 사람의 행선지를 보면 희미하게나마 이어져 온 '안심연대'는 완전히 깨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한 사람은 호남선, 한 사람은 영남선에 오른 겁니다. 호남행을 택한 건 심상정 후보인데요.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안 후보에게 걸었던 일말의 기대감마저 모두 날려 보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이제 기득권 양당 이외에 이 기득권 정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저 심상정밖에 없습니다. 저 심상정, 시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이제 양당 체제를 끝낼 수 있는 후보는 자신 밖에 남지 않았다, 안 후보를 겨냥한 발언일 텐데요. 첫 행선지로 호남을 택한 이유도 역사적 퇴행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역사적 고비 고비마다 대한민국을 개혁과 진보의 길로 이끌었던 호남 시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역사적 퇴행을 막고, 주4일제 녹색 복지국가 만들겠습니다.]

심 후보, 안 후보와 갈라섰더라도 '양비론' 커플링은 버릴 수 없었을 텐데요. 제3지대 후보라면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공용 무기이기 때문이겠죠.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이번 대통령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의 부끄러운 선거가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후보들 스스로 '덜 나쁜 대통령'을 뽑아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현 정부를 향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는데요. 정의당만의 색깔을 분명히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듯합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역대 최고의 부동산 투기와 집값 폭등을 만든 정책 실패,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의 무능과 오만, 이 정부의 검찰총장 출신을 유력한 야당 후보로 만든 것도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자초한 일입니다.]

민주당이 아직도 정의당을 연대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꿈 깨라는 메시지로 읽히는데요.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는 더더욱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후보의 행보는 진보가 아니라 보수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도대체 '소년공 이재명'은 어디로 가고, '친재벌 이재명'만 남은 것입니까 여러분. 이재명 후보의 실용은 보수입니다. 이재명 후보의 실용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재벌을 위한 것입니다.]

이제 영남행을 택한 안철수 후보를 살펴볼까요. 안 후보는 '보수 텃밭' 대구를 첫 유세 현장으로 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치켜세웠는데요. 자신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박정희 대통령께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과학기술 발전시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저 안철수 그 뒤를 이어,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오늘의 유세 콘셉트를 아예 '박정희 투어'로 정한 것 같기도 한데요. 내친 김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찾았습니다. 헌화와 분향을 마친 안 후보는 이번에도 '박정희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대한민국 발전의 유일한 길이라는 신념하에서 과기처 만드시고 외국의 수많은 좋은 과학기술자들을 모시고 와서 과학기술 입국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셨습니다.]

이렇게 '박정희 마케팅'에 열을 올리던 안 후보, 의외의 복병을 만났는데요. 바로 이 분입니다.

[허경영/당시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지난해 8월 18일)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 나라의 보배이고, 기존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진정한 약자 편에서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는 참신한 정치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도 '박정희 마케팅'에 뛰어든 겁니다. 자신이 '박정희 전 대통령 비밀 보좌관'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 근거로 어제는 자신의 SNS에 사진을 한 장 공개했습니다. 지난 1978년 박 전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 '한국 최초 지대지 미사일'에 관한 설명을 듣는 사진인데요. 허 후보는 이 사진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이 20대 시절의 자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속 인물이 실제로 허 후보인지는 분명치는 않은데요. '20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중장년으로 보인다'는 의심의 눈초리 때문이었을까요. 일단 현재는 SNS에서 사진을 내린 상태입니다. 다만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이 특수 관계임을 강조하는 증거를 한 가지 더 제시했습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대선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허경영TV') : 이게 대통령 기록물 보관소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휘봉입니다. 지휘봉이죠? 이런 지휘봉도 보시면 알지만 이 지휘봉이 기록물 보관소에 있는 지휘봉은 이게 나올 때 대통령은 옛날에 있던 걸 제가 받은 거죠. 이게 그 지휘봉입니다.]

허경영 후보가 공개한 은색 지휘봉에는 'PRESENTED BY PARK CHUNG HEE'란 영문이 새겨져 있는데요. 허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나중에 자신의 정신을 이어가라는 의미에서 주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해당 주장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대선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허경영TV') : 이병철 회장이나 박정희 대통령은 내가 미리미리 뭐 한 것을 굉장히 감동을 받아 했어요. 새마을운동도 내가 얘기할 때 자조, 근면, 협동이 힘 력(力) 자를 6개.]

다시 안 후보의 소식으로 돌아오면요. '박정희'에 이어 안 후보가 꺼낸 또 다른 카드, 공용 무기인 '양비론'이었습니다. 심상정 후보와 향한 곳은 전혀 달랐지만 견제 대상은 같았던 셈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거대 양당의 두 후보, 그리고 그 가족 과연 도덕적이고 깨끗합니까? 공정한 나라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다만 심 후보와는 반대로 이재명 후보보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내수용 법률가가 하는 일이 뭡니까 과거에 대한 응징입니다. 평생 과거만 바라보던 내수용 법률가는 미래를 볼 수 없습니다. 모르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단일화를 선제적으로 제안한 이상 윤 후보와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도일까요? 단일화를 말하면서도 동시에 완주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어제) : (이번에도 철수하실 거예요?) 아니요. 안 철수 아닙니까? (맨날 철수했는데.) 아니요. 저는 안 철수합니다.]

같이 가고 싶지만 나는 혼자 끝까지 가겠다? 약간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 같기도 한데요. 안 후보의 진의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잠시 후 조 멘토의 톡쏘는 정치에서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자,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은 심상정·안철수 후보였고요. 허경영 후보도 카메오로 잠깐 출연했죠. 제3지대 후보들도 양강 후보들 못지 않게 열띤 유세를 펼치고 있는데요. 대선 막판까지 관련 소식 알차게 정리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심상정은 호남행, 안철수는 영남행…가는 길은 달라도 '양비론'은 한 목소리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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