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첫날 TK 결집 나선 안철수…‘박정희’ ‘도덕성’ 강조

[경향신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첫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5일 대구·경북 지역(TK)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제2의 과학기술 입국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내세운 ‘과학기술 대통령’ 정체성의 근원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결하며 TK 민심 구애에 나선 것이다. 보수 핵심 지역인 TK에서 보수 적통을 자임해 지지를 호소한 행보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첫 방문지로 경북 구미시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한 뒤 방명록에 이같이 적었다. 그는 ‘첫 일정으로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저의 1호 공약이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것”이라며 “세계 초일류 과학기술 5개를 만들어서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 5개를 만들고, 경제 5대 강국에 들어가게 하겠다는 것이 바로 제가 말씀드리는 5·5·5 성장 공약인데 그 뿌리가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박 전 대통령께서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을 만드셨다면, 저 안철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며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에 대한 형집행 정지를 촉구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사면되셨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도 차가운 옥중에 계신다”며 “저는 지금이라도 국민통합을 위해 형 집행 정지라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씨) 사면에 대해서는 이번에 뽑힐 대통령이 국민의 여러 의견을 모으고, 결심해서 정할 문제로 넘기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자신이 정권교체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대구의 번화가인 반월당역에서 한 출근길 유세에서 “거대 양당 두 후보, 그리고 그 가족. 과연 도덕적이고 깨끗한가. 공정한 나라 만들 수 있나”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했다. 안 후보는 자신이 “세금 퍼주기 한 사람”이나 “평생 과거만 바라보던 내수용 법률가”와는 차별화되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후 구미, 김천, 안동을 차례로 찾으며 TK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녁에는 경북 영주를 방문해 종친회를 만났다. 서울과 대전·대구·부산 등 여러 지역을 전전한 양당 후보와 다른 동선이다. 보수 핵심 지역에서 지지율이 반등하면 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어릴 때부터 안중근 의사, 안창호 선생님, 여러 독립 애국지사분들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다”며 “이번 대선도 나라를 살리겠다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제 고향 부산, 경남, 그리고 수도권 지역이라든지 호남, 그리고 강원, 제주, 다 뵈면서 말씀을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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