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물가 흔드는 유가… 유류세 인하 카드도 미지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자신문

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유류세를 인하하는 등 유가 안정을 위한 카드를 소진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53% 오른 배럴당 95.4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도 96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9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전국 휘발유 가격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가정보 공시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가격은 1717.78원으로 전일 대비 3.66원 상승했다. 서울의 휘발유가격 평균은 1785.83원으로 전일 대비 3.16원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면 유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경제 회복으로 원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산 원유 공급마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120만배럴이며 일일 수출량은 500만배럴에 달한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국제유가가 향후 배럴당 125달러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6% 오르며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휘발유(12.8%), 경유(16.5%), 자동차용 LPG(34.5%) 등 석유류 가격이 16.4% 올랐다. 물가 상승률에서 석유류 가격의 기여도는 0.7%포인트(P)에 달했다.

문제는 치솟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에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유류세 인하 후 9주 연속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이 하락하는 등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를 모두 상쇄한 상황이다. 세율을 추가로 인하하더라도 국제유가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경우 물가 안정 효과가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유류세 인하를 시행할 때 전망했던 것보다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예상할 수 없었던 변수도 생겼다”며 “유류세 인하 조치가 4월까지로 예정돼 있는 만큼 3월 말 유가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군사적 충돌로 비화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경우 비상조치를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조치는 실물경제 위축을 방지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사태 발생 즉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고 TF를 중심으로 주요 지표 동향을 일단위로 점검할 계획이다.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 주요 원자재, 에너지, 곡물 등의 물량을 사전 확보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