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제주도 앞바다에 설치한 3㎿급 해상풍력 발전기의 모습 / 사진제공=두산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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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전주말 9조원대였던 시가총액도 8조1400억원대로 줄었다. 최근 진행한 조(兆)단위 유상증자에서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 청약이 미달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2019년,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7000억원에 가까운 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우리사주에 투자했던 임직원들이 이번에는 배정물량의 3분의 2에도 못 미치는 물량만 받아갔다.
이번 우리사주조합 청약미달은 대출규제 탓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진행된 증자에서 증자에 적극 참여했던 우리사주조합이 대출규제로 증자에 참여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번 청약미달 물량은 일반공모로 풀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채무상환 자금 및 대형 가스·수소터빈 및 풍력발전기 차세대 모델 개발, 소형 원전 설비투자 및 기술개발 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1조14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일단 기존 주주들에게 유상증자 참여 기회를 부여한 후 배정물량만큼 청약이 이뤄지지 않을 때 남은 물량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하는 방식이다.
발행가는 주당 1만3850원으로 기준주가 대비 20%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총 발행주식 수는 8287만2900주, 이 중 80%에 달하는 6629만8320주가 (주)두산 등 최대주주를 비롯한 구주주에 배정됐다.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1657만4580주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됐다.
우리사주조합에서 최종 청약한 물량은 1074만3000여주였다. 약 583만여주의 청약미달이 발생한 것이다. 최초 청약과정에서 배정물량 이상을 청약한 구주주들에게 370여만주가 배정됐고 212만여주가 잔여물량으로 남았다. 이 잔여물량은 일반청약으로 곧 주관사단을 통해 시중에 풀린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때 미매각(청약미달)이 발생하면 악재로 여겨진다. 시장에서 발행사(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자본시장이 약세국면에 접어드는 등 비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됐을 때 주로 발생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청약미달' 이슈가 불거지며 이날 주가도 전일 대비 10.09% 내린 1만5600원에 마감했다.
두산중공업 측은 청약미달 물량이 212만여주로 총 신주발행 규모(8287만2900주)의 2.5%에 불과한데도 '청약미달'만 부각된 점을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우리사주조합 청약미달 건이 부각된 점도 그렇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회사가 재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2019년 5월, 2020년 12월에도 각각 4715억원, 1조2125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당시에도 우리사주조합 청약이 있었다"며 "직전 대규모 증자 이후 1년2개월만에 진행된 이번 증자에서 대출규제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많아 청약에 나서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2019년 5월, 2020년 12월 증자 때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은 각각 99%, 78%였다. 이번 증자 때보다 청약률이 높다. 2020년 12월 증자에 참여한 우리사주조합원 다수가 여전히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문턱도 한층 높아졌다. 이미 2020년 증자 당시 대출한도를 채웠던 우리사주조합원들이 이번 증자에는 추가차입을 하지 못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실적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11조80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4% 늘고 영업이익은 8908억원, 순이익은 6458억원으로 각각 전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해 신규수주 규모도 8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제시됐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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