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딤 프리스타이코 런던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전운이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와 전쟁을 피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 정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14일(현지시간)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타스 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9~2020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지낸 바딤 프리스타이코 주영 대사는 이날 BBC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과 관련한 입장을 바꿀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우리의 기본 문서(헌법)에 일부 위배되는 말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우리가 유연성이 있으며 최선의 출구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어떤 심각한 양보(나토 가입 노선 포기)를 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9년 2월 개헌을 통해 나토 가입을 국가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웃 국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자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 명 이상의 군대를 배치하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면서, 미국과 나토를 향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배제, 러시아 인근 지역으로의 나토 공격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나토 전력의 1997년 이전 수준 복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오는 16일을 유력한 공격 개시일로 지목하기도 했다.
프리스타이코 대사의 발언 이후 우크라이나 내에선 반박 성명이 잇따랐다.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프라스티이코 대사의 발언이 문맥에서 짧게 발췌되면서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핵심적 문제는 안전보장"이라면서 "그러한 보장을 받는 최선의 방안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변인 세르기 니키포로프도 나토 및 유럽연합(EU) 가입 노선은 우크라이나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서방 파트너들도 러시아와의 전쟁을 피하는 방편으로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포기하라는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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