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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정부 고용호황 '자평'했는데…통계 거품 걷어내자 취업자 209만명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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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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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고용 상황 개선 발표와 달리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여파로 통계청의 취업자 수가 현실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팀에 의뢰해 14일 공개한 '전일제 환산(FTE) 취업자로 본 고용의 변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일제 환산 취업자는 지난해 2651만2000명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취업자(2727만3000명)보다 76만1000명 적었다.

전일제 환산 방식은 한 주에 20시간 일한 사람을 취업자 0.5명, 40시간 일한 사람을 1명, 60시간 일한 사람을 1.5명으로 계산한다. 반면 통계청은 총생산에 기여한 총노동투입량을 파악하기 위해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 1명으로 집계한다. 이미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미니잡'으로 불리는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자 기존 '머릿수 방식' 고용통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일제 환산 방식의 고용통계를 활용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와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의 괴리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4년간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고용 상황이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자화자찬했다. 정부 통계로는 작년 취업자 수가 2017년(2672만5000명)보다 54만8000명(2.1%)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2017년과 비교해 7.3%(209만2000명) 감소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작년 통계청 취업자 수는 0.6%(15만명) 증가한 반면,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4.0%(109만3000명) 감소했다. 2017년 이후 취업자 증가가 주로 정부의 단시간 공공 일자리 정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2017년까지 우상향 추세를 유사하게 보이던 통계청과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2018년부터 정반대 행보를 보이며 격차를 줄여나가더니, 2020년에는 통계청 취업자 수(2690만명)가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2622만명)를 역전해 버렸다.

박 교수는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일하는 시간의 총량이 줄었다는 의미이고 고용 상황이 질적으로 후퇴해 '통계 거품'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의 FTE 취업자 수는 단시간 근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의 노동 참여 확대 등 구조적 요인에 따라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FTE 취업자 수 감소폭이 컸으나 2021년에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일자리 등을 통해 취업자 수가 늘어난 고령층의 정부 통계는 현실과 더 거리감이 있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21년 540만6000명으로 2017년에 비해 32.2%나 급등했다. 그러나 전일제 환산 기준으로는 2021년 취업자 수가 467만4000명으로 같은 기간 17.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 교수는 "통계청 취업자 수가 실제 노동 규모에 비해 2배가량 부풀려졌다"며 "노인에게 제공된 공공 일자리가 대부분 주 20시간 이내의 파트타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 취약계층으로 꼽히는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도 고용 충격에 노출됐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일제 환산 기준 취업자 수는 일용직(26.5%), 임시직(25.8%), 자영업자(23.6%) 순으로 크게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경제허리'로 불리는 3040세대의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가 지난 4년간 193만7000명 줄었다. 4년간 30대는 13.5%(82만6000명), 40대는 14.7%(111만1000명) 감소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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