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尹에 단일화 전격 제안 왜
尹, 내홍 수습 후 지지율 끌어올려
安에 향하던 野 지지층 계속 이탈
단일화 결렬 될땐 尹에 책임 전가
여론조사 방식 安 승산 배제 못해
尹, 권성동 조문 취소… 긴급 회의
역선택 우려 여론조사에 회의적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유튜브를 통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개 제안하고 있다. 국민의당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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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24일 남겨둔 13일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공개 제안으로 야권이 단일화 국면에 본격 접어들었다. 안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팽팽해 실제 단일화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안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여론조사 단일화를, 윤 후보는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대’처럼 담판을 통한 단일화를 선호하고 있다. ‘스스로 이길 것이냐, 함께 이길 것이냐’를 놓고 여론의 추이와 윤 후보 결심에 따라 단일화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180석 넘는 여권을 상대로 100석 규모의 야권 의석으로는 차기 대통령이 개혁과 정치 안정을 동시에 이루기 어렵다”며 ‘더 좋은 정권교체’, ‘압도적인 승리’라는 명분을 내걸며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안 후보는 ‘대선 완주’ 입장을 바꾼 배경에 대해 “완주한다고 해도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먼저 제안해 국민의 평가를 맡기고 제 길을 굳건히 가겠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의 전격적인 단일화 제안은 최근 지지율 하락 추세에 따른 반등을 노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가 지난달 초 당 내홍을 수습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리자 안 후보로 향하던 야권 지지층의 이탈이 한 달가량 이어졌다. 특히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윤 후보 간 ‘정치 보복’ 공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연일 이슈를 장악하면서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 밖으로도 밀려났다. 설사 야권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단일화로 이슈를 선점해 지지율을 끌어올린 뒤 단일화 결렬의 책임을 윤 후보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단일화 여론조사의 경우 안 후보의 승산도 배제할 수 없다.
윤 후보 측은 겉으로는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여론조사 방식의 국민 경선과 공동 정부론에 대해서는 사실상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안 후보의 양보를 에둘러 촉구했다.
윤 후보 측에서는 과거 서울시장 단일화 과정에서도 반복했던 여론조사 경선 협상의 신경전과 피로감,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에 대한 우려로 안 후보가 제시한 여론조사 방식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단일화 협상을 시작할 경우 안 후보가 요구한 사실상의 공동 정부에 발맞춘 지분 협상도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들이미는 제안은 진정성 면에서 부정적”이라 “결단에 따른 포기, 지지 선언이 아닌 이상 (단일화) 시너지가 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 밤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계획을 파악한 뒤 권성동 의원의 부친상 조문 일정을 취소하고 당사로 복귀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윤 후보는 여론조사 역선택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단일화 제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선대본부 내에서는 윤 후보가 최근 ‘3자 구도’에서도 승부를 겨뤄볼 만큼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 추세인 점, 안 후보와 단일화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 사표 방지 심리 등을 근거로 한 ‘자강론’도 만만치 않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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