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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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파이터(싸움꾼) 모드’를 재가동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으나 주말인 12~13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맹폭했다. 지난 설 명절 전후 윤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며 박스권에 머물던 지지율이 지난 11일 2차 TV토론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자 공세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13일 제주에서 즉석 연설을 통해 작심한 듯 윤 후보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5년 동안 할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 이 아까운 시간을 나의 사적 보복을 위해서 쓰고 상대를 궤멸시키는 정치가 있어선 안된다. 저는 권력을 사적인 목적으로 남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집권시 전 정권 적폐 수사’ 발언을 한 것을 정치보복을 예고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이 후보는 “13년 전 국민의힘 전신의 정권이 우리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보복하느라 그 분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던 그 안타까운 기억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공언하는 후보가 있다”며 “죄를 지은게 게 있으면 처벌하는 게 당연한데, ‘(죄가) 있는지 없는지 싹 뒤져 먼지라도 만들어 털어보겠다’, ‘조그마한 것이라도 침소봉대해서 민주당을 완전히 궤멸시켜 버리겠다’ 이런 의사를 표명하는 정치집단들이 과연 우리 미래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충남 천안과 세종에서 한 연설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다시 지켜주지 못했다고 똑같은 후회를 두 번씩 반복할 것인가”라고 외쳤다. 윤 후보에 대해선 “검사 나부랭이”라고 지칭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 개인과 관련한 의혹들도 정면으로 제기했다. 윤 후보의 무속 논란과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 부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과 논란 등을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건진법사의 얘기를 듣고서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는 일간지 보도들이 있다. 국민이 (코로나19로) 죽어갈 때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민을 위해 행사하라는 권력 행사는 안하고 방임을 넘어서 국민 안전과 생명을 침해한 사람이 국가 지도자 자격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지난 11일 2차 TV토론에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가 정치적 쇼였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안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국민이 죽어가는 엄혹한 상황에서 빨리 명부를 구하고 조치하라는 그 지시가 어떻게 쇼가 될 수 있나. 쇼야말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건희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선 “엄정하게 수사해서 처벌해도 부족할 판에 고위공직자 사정권력의 가족들이 주가조작하는 게 말이 되는가. 그걸 방치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의 공세 전환은 지지층 결집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과 지난 11일 2차 TV토론 공방 이후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와 서던포스트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소폭 반등했다. 설 연휴 전후까지 30% 초·중반대 박스권에 갇혀 있던 것에서 지지층이 다시 모이면서 상승을 한 것이라고 민주당 측은 해석했다. 노 전 대통령 사례까지 거론한 것은 지지층의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상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의 합류, 윤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있던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는 만큼 이 후보의 파이터 모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초반 선거전에서 기싸움을 하면서 다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날선 사이다 발언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홍두·김윤나영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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