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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우크라이나는 왜 '나토'에 들어가려 하나? 할 수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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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가 충돌하고 있는 배경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추진이 있다. 2013년 본격화 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러시아는 "안보적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1949년 서유럽 진영에 그쳤던 나토 영향권이 러시아 국경을 향해 1000km 넘게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13만 병력을 투입해 침공 위협을 하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우크라인 49%는 러시아의 위협을 실제로 느낀다고 답했다. 이런 불안감은 우크라가 나토 가입을 시도하게끔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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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모형 나무로 군사훈련 받는 키예프 주민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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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와 러시아, 압도적인 전력 차이

우크라이나는 2004년 탈러시아 성격의 오렌지 혁명 이후 주로 친서방 노선을 걸어왔다. 2008년부턴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 나토도 당시 "우크라이나의 가입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우크라는 나토의 동쪽 전선에 위치했다. 우크라 서쪽 접경국 폴란드, 루마니아는 모두 나토 회원국이다. 러시아 코앞의 발트해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도 일찌감치 나토에 가입했다. 나토 군사적 영향권은 우크라 앞에서 멈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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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티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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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와 국경을 맞대는 러시아의 군사력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미국과학자연맹(FAS)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러시아 보유 핵무기 수는 6257기로, 미국(5600기)보다 많다. 우크라이나와 군사력을 비교하면 압도적 우위다.

세계 군사력 순위를 매년 업데이트하는 글로벌파이어파워(GFP) 자료를 보면 러시아 지상군은 약 85만명인 데 비해 우크라는 20만명에 그친다. 항공기 수는 러시아가 4173대-우크라 318대, 군함 러시아 605척-우크라 38척, 구축함 러시아 15척-우크라 0척 등이다. 전력 차이를 감안할 때 우크라가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군사력이 절실함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원래 세계 3위 핵무기 보유국이었다. 1991년 갖고 있던 핵미사일만 170여 기였다. 1994년 미·영·러와의 안전보장 협정을 하면서 핵무기를 포기했다. 그러나 안전보장 협정은 이 3국의 이해에 따라 무력화했다.

우크라가 러시아의 위협을 결정적으로 느낀 건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 때다. 2013년 친러 성향의 우크라 정부가 반정부 세력에 의해 실각했다. 이 반정부 세력이 미국 정부와 결탁했단 걸 안 러시아는 우크라 남부 자치공화국이자 대표적 친러 지역인 크림반도를 합병해버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과거 한 국가이기도 했고, 소련 해체로 우크라가 독립한 뒤에도 우호적으로 지내왔는데 갑자기 우크라가 서방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나토의 동쪽 전선 확장은 러시아에 대한 실재적 위협이라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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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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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러시아의 반발과 별개로 아직 먼 일이다. 나토에 속하려면 정치, 경제, 법 등 사회 전반의 상황이 나토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우크라는 고질적인 부정부패, 사회 불안정 등을 이유로 가입의 전 단계인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 지위도 얻지 못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19일 "가까운 시일 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우크라는 나토 가입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작고, 러시아의 무력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우왕좌왕이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2008년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가입 논의를 약속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에는 기대감을, 러시아에는 두려움을 심었단 것이다.

이 와중에 '핀란드화'도 언급됐다. 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취재진과 질답 도중 꺼냈다가 번복했다. 핀란드화는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낀 핀란드처럼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 취하는 중립 외교를 뜻한다.

같은 날 러시아 외무부도 우크라의 중립국화를 주장했다. 외무부 대변인은 "1990년 선포한 대로 우크라이나는 중립적 비동맹국 지위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는 1990년 소련에서 독립하면서 어떤 군사동맹도 참여 않고 항구적 중립국으로 남겠다고 선언했다.

핀란드화는 우크라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영구히 차단할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은 중립화를 스스로 결정했던 핀란드와 달리 우크라는 외부 강대국들에 의해 중립국 지위를 요구받는 것이라고 짚었다. 러시아와의 관계, 동부 돈바스의 무력 분쟁을 고려하면 우크라가 제2의 핀란드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봤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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