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공동학술대회 '한국금융학회' 주최
재정 확대→국채 값 폭락→국채 보유 은행 부도 위험
"韓 은행, 재정위기 당시 유럽보다 국채보유 비중 높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로나19 위기를 기점으로 정부와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을 남발하며 한 해 170조~180조원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음이 쏟아졌다. 재정수지 악화가 은행 부도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10일 ‘2022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한국금융주최의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재정건전성이 금융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밝혔다.
추경 등으로 재정수지가 악화되면 이는 국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게 되는데 CDS프리미엄 상승은 은행채 CDS프리미엄 상승으로 나타나게 된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29개 선진국 은행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을 한 결과 국채 CDS프리미엄이 1%포인트 상승하면 은행채 CDS프리미엄도 약 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은행이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연관성이 높은 편에 속했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은행은 2020년 기준 전체 국고채 총 잔액의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권 총자산 중 국고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10% 수준이다.
이는 2010년대 초반 유럽 재정위기 당시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칼의 은행권 총자산 중 국채 비율(2010년 기준 약 8~9%)보다 높은 수준이다.
은행이 국채에 투자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추경, 적자 국채 발행 등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가 국채 가치를 하락시켜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면 이는 은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 연구위원은 “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는 국채 가치가 하락하면 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기축통화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일수록, 재정 수입과 비교해 은행권 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민간 신용이 많고 빠르게 확대되는 나라일수록 국가 부도 위험이 증가하면 은행 부도 위험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축통화국에선 국가부도 위험 증가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은행 부도 위험 증가율이 0.30%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비기축통화국에선 이 위험이 0.72%포인트로 두 배 뛴다.
다만 황 연구위원은 “최근 우리나라 국채 CDS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 국가 부도 위험을 걱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대규모 지출 증가세를 고려할 때 재정건전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연쇄적으로 금융건전성도 약화될 수 있어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