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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초고령 사회의 단면이 드러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의자에 앉은 채로 죽은 후 최소 2년 이상을 홀로 방치됐다가 미라가 된 독거노인이 발견된 것입니다.
현지시간 8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꼬모현의 자택에서 70세 여성 마리넬라 베레타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지역에 불어닥친 강풍 탓에 정원의 나무가 뽑혀 나갈 위험이 있다고 본 경찰이 집주인을 만나려고 집에 들어갔다가 시신을 찾은 것입니다.
식탁 의자에 앉은 채였던 베레타의 시신은 자연적으로 미라가 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장에서 범죄를 의심할 만한 단서나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던 만큼 수사 당국은 고독사로 추정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베리타에게는 돌봐 줄 친인척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웃들은 그가 2019년 11월 이후 자취를 감췄으며, 정황상 코로나19 대유행이 덮친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한 줄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현지에서는 이같이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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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 등 분야를 담당하는 엘레나 보네티 기회균등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고독한 이들이 인지되지 못해 일어난 사건에 마음이 아프다"며 "누구도 홀로 내버려져서는 안 된다"고 썼습니다. 이날 현지 대표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도 1면에 사설을 싣고 "베레타는 '의인화한 고독'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우리 모두에게는 아직도 농경사회 때 분주하던 집성촌의 기억이 남아있는데 그 때는 연대가 있었고 사람들은 서로 돌봤다"며 "현대 가족은 축소돼 배우자나 자식이 없으면 베레타처럼 돼 혼자 죽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일간 일 메사제로도 "닫혀 있는 작은 집의 문 너머 그간 보이지 않았던 베리타의 삶에 얽힌 미스터리는 우리에게 끔찍한 교훈을 알려준다"면서 "정말로 슬픈 점은 다른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마리넬라 베리타라는 사람이 사는지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8년 이탈리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75세 이상 연령층 중 40%가까운 인구가 홀로 살고 있으며,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할 친인척이 없다고 답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이탈리아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2.8%로 세계에서 일본(2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통상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되는데 이탈리아는 일본, 독일 등과 더불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표 국가로 꼽히며 한국도 수년 내에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강 기자(lee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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