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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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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기회 혹은 치명상이 된 대선 TV 토론 발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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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은 대선의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리서치·KBS의 지난달 27~29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 후보가 있다는 응답자 가운데 31.6%가 'TV토론 결과를 보고 지지 후보를 바꿀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그간 대선 TV토론에선 득이 되거나 실이 된 순간들이 있었다. 지난 3일 진행된 대선후보 4자 TV토론은 큰 득실이 보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부 발언들이 주목받고 있다. 두 번째 대선후보 4자 TV토론은 11일 열린다. 역대 대선 TV토론에 주목받은 발언들을 정리했다.


1.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TV토론에서 당시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 '알부남(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이미지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경쟁 후보를 압박하는 모습이었다. 또 스리 버튼 정장을 입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후보는 토론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최종 당선됐다.

매일경제

16일 제16대 대통형후보 초청 합동토론회가 끝나고 민주노동당 권영길후보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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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6대 대선 토론에선 제3지대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TV토론에서 "국민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했다. 권 후보의 발언은 유행어처럼 사용됐다. 그는 대선에서 득표율 3.89%(95만7148표)를 기록했고, 2년 뒤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차지하는 데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2.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TV토론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얻은 경우도 있다. 2012년 18대 대선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저는 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겁니다"라고 해 화제가 됐다. 이 후보의 발언이 오히려 보수 진영의 결집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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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토론시작에 앞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악수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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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대 대선 TV토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원인이 됐다. 당시 안 후보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제가 MB의 아바타입니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라고 물었다. 이후 안 후보는 'MB 아바타' '갑철수' 이미지를 얻으며 혹평을 받았다.


3. "공범이냐 무능이냐"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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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열띤 정책 공방을 펼치고 있다.[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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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치러진 20대 대선 토론은 뚜렷한 승자 없는 탐색전이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비교적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 후보에게 "이 후보가 투기 세력과 결탁한 공범이냐, 아니면 활용당한 무능인가라는 딜레마를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선 사과를 이끌어냈다. 그는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7시간 통화 녹취록'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옹호한 점을 비판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윤 후보는 성범죄자 안희정 편이냐"며 "2차 가해로 고통받는 피해자 김지은 씨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했다.


4. "文 정권 후계자냐"

지난 3일 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질문도 주목받았다. 안 후보는 이 후보에게 "이 후보는 문재인정권의 후계자 맞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후보는 "후계자는 아니다"라며 "새로운 이재명정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또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그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세 후보에게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민연금 개혁을 하겠다는 공동 선언을 하자"고 제안해 동의를 얻어냈다.


5. "40점, 아 84점" "그게 뭐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토론에서 ‘오답'을 내기도 했다. 안 후보는 부동산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윤 후보가 2030 청년을 위해 군필자에게 청약 가점 5점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안다"며 "혹시 청약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40점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고, 안 후보는 "예, 84점인데요"라고 정정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아, 예, 84점"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어 "작년에 서울 지역 당첨 커트라인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글쎄요. 거의 만점이 다 돼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62.6점"이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9월 국민의힘 경선 토론에서도 청약통장의 개념을 잘 모르는 듯한 발언으로 비판받은 바 있다.

윤 후보는 또 이 후보가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고 질문하자 "그게 뭐죠?"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 후보가 "EU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가 논의되고 있는데 원전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자 "EU 뭐란 건 전 들어본 적 없으니 가르쳐달라"고 했다.

[김지은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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