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원유의존도 분석 보고서
유가 오르면 물가↑·생산비용↑·소비심리↓
국제유가가 7년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오르면서 국내 휘발유값이 25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6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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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다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고유가가 물가를 자극하는 한편 대외 거래로 벌어들이는 외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발표한 ‘OECD 1위의 경제 원유의존도, 그 개선이 시급하다’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국제유가가 올라 물가가 오르면 소비심리가 악화하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기업의 생산비용이 늘어난다. 수입단가가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유가 외 다른 대내외 경제변수를 현 시점으로 고정시키고 유가가 평균 100달러라면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떨어질 압력이 발생,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8%에서 2.5%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배럴당 120달러라면 0.4%포인트 하락, 경제성장률이 2.4%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배럴당 100달러일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포인트, 120달러일 경우엔 1.4%포인트 높일 것으로 주 실장은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와 비교하면 각각 2.7%, 3.0%에 달할 것이란 얘기다. 경상수지 역시 배럴당 100달러일 경우 305억달러가 줄어 474억달러 수준이 되고, 유가가 120달러라면 516억달러가 감소해 263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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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 대비 원유소비량이 5.70배럴(2020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가장 높다. 국민 1인당 원유소비량 역시 18.0배럴로 네번째로 많다. 경제규모가 10위(2020년 기준)인데 원유소비량은 7위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데다 여전히 산업 전반에서 발전이나 에너지 소비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유가가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주요 경쟁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원유의존도가 높은 것은 국제유가 상승시 상대적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라며 "세계시장에서 다른 국가보다 우리 제품의 가격상승 압력이 더 크다는 뜻으로 산업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정유를 비롯해 철강, 화학, 전력·가스·증기, 도로·항공운송 등에서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원자재로 원유를 쓰는 정유업종은 유가가 100달러일 경우 원가상승률이 24%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주 실장은 "국제유가 변동에 민감한 경제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오일쇼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나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경제·산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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