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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봉하마을서 어깨 들썩이며 운 李…1년전과 방명록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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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남부 수도권'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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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선을 31일 앞둔 시점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쯤 봉하마을에 도착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묘역으로 이동했다. 헌화 뒤 묵념을 하면서부터 이 후보의 안경엔 습기가 차기 시작했다. 너럭바위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올린 이 후보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바위를 한 바퀴 돌고 난 뒤 장갑을 낀 손으로 눈물을 닦자, 지지자들이 “울지 마세요”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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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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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방명록에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 제가 반드시 만들겠습니다’고 썼다. 지난해 5월 경기지사 시절 같은 방명록에 적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 공정한 세상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글귀와는 맺음말이 달라졌다. 이 후보는 방명록 작성 뒤 연단에 올라 “노무현의 꿈을 이재명이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외치며 거듭 노 전 대통령의 계승자를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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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방문해 작성한 방명록(왼쪽)과 지난해 5월 6일 방문 때 작성한 방명록(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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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사저 마당에서 ‘남부수도권 구상’을 발표했다. 영남을 호남·제주와 연계해 초광역권 발전 전략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지역주의 타파, 균형 발전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권양숙 여사를 만나 그 구상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구상은 전국을 중부권(수도권·충청·강원)과 남부권(영남·호남·제주)으로 묶어 이른바 메가리전(Mega-region)으로 만들겠단 것이다. 기존에 부산·울산·경남이 추진하던 메가시티보다 확장된 개념이다. 이 후보는 남부수도권에 입주한 기업에 법인세 추가 감면, 규제자유특구 확대 적용 등 혜택을 주고, AI·바이오·전기차 등 첨단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남부권 국립대학의 연합체제 구축, 의료기관 유치도 구상 중이다. 다만 구체적인 실현 방식에 대해 이 후보는 “아직 세부적인 작동 방식을 말하기엔 섣부르고, 경제적 연계와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5일부터 이틀간 부·울·경 민심 잡기에 나선 이 후보는 발언마다 자신이 ‘유능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6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지역 기업인들과 만나 “리더의 무능은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의 무능은 각자의 책임이지만 공적 영역 최고책임자의 무능은 공동체 전체를 망치는 죄악”이라며 “기회를 활용하는 것은 보통 수준이고, 위기 속 기회 요인을 찾아내 새로운 성취를 찾아내는 게 유능한 리더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부산 지역 공약 발표 중에도 “정책엔 저작권이 없어서 누구나 비슷한 공약을 낼 수 있지만 그걸 실천할 수 있다는 게 검증된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네거티브 발언을 자제해온 이 후보는 이날은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곽상도 전 의원 구속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답하면서였다. 이 후보는 “왜 이제야, 왜 그 사람만 구속됐는지 주목해서 보는 게 맞겠다”며 “대선 후보라면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하라’고 말하는 게 마땅한데 윤 후보가 수사 당국을 비판한 건 수사를 못 하게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만배씨의 녹음에 ‘내 카드 하나면 (윤 후보는) 죽는다고 하고, 윤 후보 아버지의 집을 화천대유 관련자가 샀다”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대선이 끝나더라도 부산저축은행 대출 과정부터 이익을 나누는 것까지 전모를 반드시 특검으로 밝혀내야 한다”며 “윤석열 후보님, 당당하고 자신 있으면 특검 수용하시라. 대선이 끝난 다음에도 전모를 가리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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