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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시진핑·푸틴 “나토 확장 중단해야”…올림픽 개막 직전 반미 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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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직전 중러 정상회담]
시진핑,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 편들기
반미 결속 과시, 푸틴과 '브로맨스' 뽐내
푸틴 "전례 없는 긴밀한 관계, 광폭 협력"
'외교적 보이콧' 보란듯 개회식에 참석
한국일보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4일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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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중국이 러시아 편을 확실하게 들면서 반미 결속을 과시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서구 정상들의 ‘외교적 보이콧’에 아랑곳없이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을 찾아 시 주석과 ‘브로맨스’를 뽐냈다.

양 정상은 이날 올림픽 개막 직전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회담 후 발표한 ‘중러 새 시대 국제관계 공동성명’은 나토의 확장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을 공격할 경우 나토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토는 미국과 유럽 30개국이 참여한 집단안보체제다. 공동성명은 또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군사 블록을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고 적시했다. 지난해 미국·영국·호주가 출범한 앵글로색슨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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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올림픽 개회식 참석에 앞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베이징=AF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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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은 “양국은 상대의 주권과 핵심이익을 지지한다”며 “외부 간섭과 지역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시 주석의 회담 발언을 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공동이익을 수호하고 상호 주권과 영토보전을 지지하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질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지난해 12월 화상으로 진행된 양국 정상 회담에서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푸틴 대통령은 대만 문제를 각각 러시아와 중국의 내정으로 규정한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고도 했다. 국제사회가 반발하는 양국의 가장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서로의 영향력을 인정하며 미국에 맞서 공조를 다진 셈이다.

이외에 양국은 경제, 무역, 에너지, 과학기술, 금융, 교통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시 주석은 “양국의 정치적·전략적 상호 신뢰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면서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양국은 외교문제부터 경제발전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서로를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에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공급해 에너지 협력이 증진될 것”이라면서 “양국 관계는 상호발전을 촉진하는 좋은 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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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4일 열린 중러정상회담.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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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전년 대비 31%가 증가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1,400억 달러(약 168조 원) 무역규모를 2024년까지 2,000억 달러로 늘린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올림픽에 앞서 관계를 돈독히 하는 의례적 회담이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국의 단합과 미국에 맞선 협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베이징에서 올림픽 직전 회담을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정상이 대면 회담을 가진 건 2019년 11월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외국 정상을 만난 건 푸틴 대통령이 처음이다. 양 정상의 회담 횟수는 2013년 시 주석 집권 이래 38회에 달한다.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국가 정상급 인사들은 개회식 다음 날인 5일 시 주석과 단체로 오찬을 갖는다. 베이징올림픽을 빛낼 최고의 손님이 푸틴 대통령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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