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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

"내용보단 태도""도리도리 안고쳐" 토론 준비도 4인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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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후보 TV토론’

대선을 34일 앞둔 3일, 네 명의 대선후보가 공개한 공식 일정엔 ‘TV토론’ 이 하나만이 이름을 올렸다. 매일 최소 3~4개의 일정을 소화하며 공약을 발표하고 유권자를 만나는 것이 대선 후보들의 일상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후보 모두 일정을 비우고 TV토론 준비에 집중했다. 지상파 3사가 주최하는 이번 대선의 첫 TV토론회는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정관용 국민대학교 특임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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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CBS에서 열린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의 양자 정책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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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보다 태도가 중요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TV토론 준비 요지를 묻자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TV토론에서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건 내용보단 애티튜드(태도)"라고 말했다. 지난 2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 양자 토론을 치른 이 후보 측은 실전을 통해 준비는 마쳤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설 연휴 전인 지난달 28일엔 조응천·권인숙 의원이 각각 윤석열·심상정 후보의 역할을, 채이배 전 의원이 안철수 후보의 역할을 맡아 2시간가량 TV토론 리허설도 했다. 윤 전 후보와 설 연휴 전 양자토론 협상이 진행되던 시기였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미 리허설을 한 상태라 오늘 추가 리허설은 없다”며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토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 관련 언급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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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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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도리도 고치지 않겠다”

윤 후보는 자신의 대역까지 써가며 토론 리허설을 했던 이 후보와 달리 별도의 리허설을 하지 않았다. 주로 참모들과 함께 당사에서 TV토론팀이 준비한 자료와 정책 공부에 집중했다. 거기엔 이 후보의 대장동과 가족 의혹 등을 망라한 자료도 포함됐다. 윤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가 리허설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별도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대본부 내부에선 TV토론 전 윤 후보의 ‘도리도리’나 ‘장광설’ 등 일부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선대위 관계자는 “그런 부분에 집중하면 오히려 후보가 페이스를 잃을 수 있어 당장 고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각종 의혹과 말바꾸기 등 토론 내용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페이스북 ‘한 줄 공약’을 맡고 있는 메시지팀에서 주요 현안과 이슈마다 다른 후보들의 공격을 맞받아칠 ‘한 줄 입장’은 준비해뒀다고 한다. 선대본부 내부에선 오히려 이 후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심 후보가 청년과 젠더 이슈를 집중해 파고들 때 윤 후보가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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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30일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양자토론을 규탄하며 철야농성에 돌입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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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에게 안철수를 보여줄 기회”

정치권에선 이날 4자 TV토론을 가장 기다려왔던 건 다름 아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란 말도 나온다. 최근의 지지율 정체를 뚫어낼 ‘한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4자 토론이 열리게 된 것도 안 후보가 법원에 신청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서다. 안 후보 측은 TV토론에서 이·윤 후보와 달리 ‘가족 의혹 없는 깨끗한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며 차별화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안 후보 역시 이날 별도의 리허설 없이 정책 공부에 집중하며 TV토론을 준비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은 말 잘하는 해설사가 아닌 해결사를 원하고 있다”며 “TV토론을 통해 누가 준비된 대통령 후보인지 드러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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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부산 부전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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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질문 대신 묻겠다”

지난달 선대위를 개편하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대변하겠다”고 강조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이날 TV토론에서도 유권자에게 마이크를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심 후보는 지난달 28일부터 ‘심상정의 1분을 나눠드리겠습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시민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꼭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아 TV토론에서 대신 물어봐 주겠다는 것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정치에서 배제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이번 TV토론의 방점”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현재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대장동과 고발사주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점을 들며 ‘사법리스크’도 강조하겠단 입장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양당 후보가 담합해 특검조차 회피하고 있다"며 “대선이 고작 30여일 남은 만큼 TV토론에서라도 두 후보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인·남수현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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