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원자력·천연가스 녹색에너지로 분류하는 규정 확정

4개월 논의 거쳐 승인되면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

일부 국가·단체들 "그린워싱"이라며 반발

유럽연합(EU) 금융 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인 메어리드 맥기네스가 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녹색분류체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2.03/news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유럽연합(EU)이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를 지속 가능한 에너지인 녹색분류체계(Taxonomy)에 포함하는 규정을 확정했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녹색분류체계란 산업별로 친환경 여부를 판별하는 분류체계를 의미한다.

이날 발표된 최종 규정에 따르면 천연가스발전소는 20년간 kWh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70g 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 미만이거나, kW당 연간 배출량이 550kg CO2eq 미만일 경우 녹색에너지로 분류된다.

이는 향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가스발전소를 저탄소 가스로 전환하거나 발전소 운영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새로운 가스발전소 계획은 2035년까지 저탄소 가스로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 앞서 규정 초안에서는 2026년까지 발전소를 전환해야한다고 했지만 이는 삭제됐다.

신규 원자력 발전소 투자는 2045년 이전에 건설 허가를 받아야 녹색으로 분류된다. 또한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계획, 자금과 부지를 갖춰야만 한다.

메어리드 맥기네스 EU 금융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규정 확정이 "가스와 원자력이 기후 중립으로의 어려운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우리는 이를 분류에 포함하기 위해 조건을 엄격히 규정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규정이 확정됐음에도 일부 국가와 환경 운동가, 전문가, 투자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원자력은 친환경도 아니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오스트리아는 룩셈부르크와 더불어 이번 규정을 두고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그린피스 또한 이 제안이 "역사상 가장 큰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240개가 가입한 ‘기후변화를 위한 기관투자자그룹'(IIGCC)도 공개서한을 통해 천연가스를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했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는 "목표를 위한 수단"이라며 이번 규정 확정을 옹호했다. EU 소속 27개국들이 4개월간 이번 규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규정안이 승인된다면 2023년 1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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