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철강 등 수익성 악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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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유현석 기자, 정동훈 기자] 원자재 가격상승이 연초부터 심상치 않다. 글로벌 경기 반등 기대감과 우크라니아 긴장고조에 따라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주요 광물자원의 가격도 출렁이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06달러(0.07%) 상승한 배럴당 88.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10월 이후 약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 3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선을 위협하다 전날보다 0.43달러(0.48%) 오른 배럴당 89.59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수입 비중이 큰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지난달 28일 기준 배럴당 87.58달러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NG 가격도 1월t당 108만8024.12원으로 1년 전 대비 두배 이상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드론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OPEC 플러스(OPEC+)의 원유 증산 유지 방침을 확정했음에도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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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업, 상당 기간 전방위적 영향 받을 듯"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과 공급망 차질에 이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새로운 악재로 떠오를 수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고정비용 지출 중 유류비가 최대 30%를 차지하는 항공업계는 국제유가 치솟으며 비용 부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3분기까지 연료 유류비가 약 1조2109억원에 달해 전년도 전체 유류비인 1조2473억원에 근접할 정도로 부담이 커졌다.
저비용항공사(LCC)는 더 우려가 깊다. 대형항공사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화물 사업을 통해 유류비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지만 여객이 주력인 LCC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항공사의 연료비기 상승하는 것보다 화물 운임의 상승폭이 더 높아서 수익성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LCC의 경우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현재는 여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신규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조선업계나 자동차·가전 등 국내 주요 수출 기업들도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가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작년에 이어 다시 오르고 있어 후판 판매 가격이 하방 경직성을 띨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후판가격 상승 수준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공생을 위한 가격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더 큰 타격이 우려된다. 연료비 연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에 따라 유가 상승 시 고정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광석 가격까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철강 수요 회복 기대감에 따라 철광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2월 t당 114.26달러에서 올해 1월 128.6달러로 올랐다. t당 80달러대 수준이던 예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나 고철 원료 가격 등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들의 가격 상승 징후로는 판단하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면서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고로제철소들은 석탄가격이 바로 연동돼서 원가상승 압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입물가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내 물가도 더 오를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은 세계적인 현상이어서 우리만 대응이 어렵고, 철강·자동차·배터리 산업 등 주요 산업군에 상당 기간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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