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아세안 회원국 합의 못해 비정치적 인사 초청"…군정배제 기조 유지
2021년 4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맨 오른쪽)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이달 중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쿠데타 미얀마 군사정권의 대표가 참석할 수 없게 됐다.
군정에 우호적인 캄보디아가 군정 대표들의 아세안 행사 참석을 공언했지만, 회원국들의 반발에 결국 물러난 셈이다.
캄보디아 외교부는 이달 16∼17일 열리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군정이 임명한 외교장관이 아닌 비정치적 인사를 초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외교부 춤 소운리 대변인은 통신에 지난해 4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나온 쿠데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5개 합의사항'에 진전이 부족한 가운데, 아세안 회원국들이 군정 외교장관을 초청하는 데 합의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소운리 대변인은 누가 미얀마를 대표해 참석할지는 미얀마 군정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는 아세안 외교장관 리트리트(비공식 자유토론)에서 지난해 4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즉각적 폭력 중단' 등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5개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었다.
캄보디아는 애초 지난달 18일부터 이틀간 북부 도시 시엠립에서 외교장관 리트리트를 열기로 했었지만, 당시 일부 회원국 장관들이 참석이 어렵다고 통보해 이를 연기한 바 있다.
이를 놓고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미얀마 군사정권에 유화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가 공개적으로 반발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훈센 총리는 아세안 의장국을 맡자마자 지난달 7∼8일 1박2일 일정으로 미얀마를 방문,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 일부 아세안 회원국의 반발을 샀다.
1월7일 미얀마를 방문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인사하는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
당시 국제사회는 훈센 총리의 이런 행보가 군정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었다.
훈센 총리는 회원국인 미얀마의 군정 대표들이 아세안 행사에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캄보디아가 개최하는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도 군정 대표가 참석할 수 없게 되면서, 지난해 10월 정상회의에 이어 아세안의 '군정 배제' 기조는 이어지게 됐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유혈 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지난 1년간 1천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유엔과 인권단체는 파악하고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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