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협상 말라' 지시 없었다면 불리한 조건 감수해야 했을 것"
문대통령 "수출 상대국 요구 까다로워져…정부 역할 더 커졌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집트에서 귀국한 지 열흘 뒤인 지난 1일 2조원 대의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이 성사된 것을 두고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빈손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이집트 방문 기간에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지 못해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이는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통령은 기업의 손해보다 차라리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 방문 기간 수출 협상에 임한 강은호 방위업사청장에게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고, 건전하게 협상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면 방문 중 계약은 쉽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었다"면서도 "물론 성과를 위해 기업은 훨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k-9자주포 이집트 수출 빈손 전략 주효" |
그러면서 "대통령 귀국 후에도 현지에 남아 실무 협의를 계속한 기업,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다음 날 다시 사막으로 날아간 강 청장 등 정부와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끝까지 협상력을 지켜 준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적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이런 수출에 정부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투자와 노력이 큰 것은 당연하고 치하할 일이지만, 이제는 수출 상대국의 요구가 산업협력과 기술이전, 금융지원까지 다양하고 까다로워져서 범부처 차원에서 기업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처들까지 망라돼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정부를 독려하지 않으면 어렵다"며 "이집트도 (계약 조건이) 한국의 대통령이 기업을 설득해 제시한 '윈윈' 조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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