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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단일화해야 이긴다는데…"安 싫다" 이준석 극복해도 남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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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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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 대선 정국의 가장 큰 변곡점일 될 보수 야권 단일화. ‘확실한 승리’를 원하는 야권 지지층의 단일화 요구는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양 후보의 지지율 변화와 지분 논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반대 등 각종 변수가 산적해 있어 단일화 성사 여부를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양측 모두 단일화에 공식적으론 선을 긋고 있다. 시민단체가 추진했던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토론회가 지난 25일 보도되자 양측이 결국 불참을 선언한 것은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현 시점에서는 단일화 논의를 수면 위로 올리는 것을 꺼린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안 후보는 최근까지도 단일화 관련 질문에 “가능성이 없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설 연휴가 지나고 나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음 달 14일 대선후보 등록 시점을 고려하면 시간도 촉박하다. 또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을 중심으로 ‘확실한 승리’를 위해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하라는 여론의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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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마친 뒤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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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는 '단일화=승리'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단일화는 정권교체로 가는 지름길이다. 넥스트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 24∼25일 여론조사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33.5%, 윤 후보는 32.9%의 지지율을 기록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그런데 보수 야권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윤 후보와 안 후보 누구든 이 후보에게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안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는 45.7%, 이 후보는 28.4%였고,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엔 윤 후보가 41.4%, 이 후보가 34.8%였다. 두 경우 모두 오차범위 밖 우세였다.

문제는 단일화 논의가 물꼬를 트기 위한 조건이 복잡하다는 점이다. 특히 두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관건이다. 현재도 국민의힘 선대본부 내에선 “단일화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한데, 윤 후보의 지지율이 현재보다 더 오를 경우 국민의힘 측이 단일화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 또 안 후보 지지율이 현재보다 더 떨어질 경우 아예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지 않거나 윤 후보가 안 후보를 흡수하는 형식의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 반면 윤 후보가 이 후보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태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20% 언저리까지 오르면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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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6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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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반대 뜻을 계속 밝히고 있는 이준석 대표도 단일화 논의의 주요 변수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가 싫은 건가 안 후보가 싫은 건가’라는 질문을 받고 “단일화하는 안철수가 싫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정치에 대해 “그 양태가 너무 싫다”라고도 했다. 안 후보와 이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때 바른미래당에 함께 있었는데, 당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갈등했던 전력이 있다.



지분과 룰 협상, 난항 예상



이를 극복하고 단일화 논의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어떻게’라는 디테일의 협상도 간단치 않다. 우선 당선 이후 정치적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 협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의 경우 DJ가 후보를 하는 대신 JP는 공동정부와 내각제 개헌 약속을 받는 식으로 지분 협상이 이뤄졌다. 윤·안 후보 단일화의 경우 서울 종로, 서초갑 등 재보선 지역 공천권과 새 정부 총리 자리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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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1997년 11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후보 단일화에 대한 합의문 서명식을 가지고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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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단일화 방식에 대한 양측의 힘겨루기도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윤 후보가 지지율은 높으나, 단일화 후보 적합도는 안 후보가 더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도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냐, 적합도냐’ 등을 두고 양측의 단일화 룰(규칙) 싸움도 지난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엔 안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현 서울시장)와 협상 끝에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묻는 방식으로 단일화 룰을 결정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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