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관리비 감당하려면 어쩔 수 없어"…고육지책 영업
"휴일 배달료 할증 등 되레 적자 날 수도"…이래저래 고민
카페·식당 밤 9시까지 (CG) |
31일 경기 화성시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30대 A씨는 이번 설 연휴에도 하루도 쉬지 않고 영업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식당·카페 등에 대해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든 탓에 A씨는 휴일까지 반납하고 손님맞이에 나설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연휴에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면서도 "당장 수백만원에 달하는 월세와 관리비를 감당하려면 별수 없다"며 울상지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매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 가운데서는 이번 설 연휴에도 쉬지 않고 영업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이달 자영업자 회원 1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5%(100명)가 설 연휴에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47%(47명)는 연휴 5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설 연휴 근무를 계획 중인 이유(복수응답)는 '조금이나마 수익을 창출하고자'(50%)가 가장 많았고 '업종 특성상 설 연휴가 대목이어서'(28%),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28%) 등이 뒤를 이었다.
자영업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에서도 "최근 매출이 너무 안 나와 연휴에도 일해야 합니다", "배달 건수가 줄어들면 배달앱에서 '맛집 랭킹' 순위가 낮아질까 봐 겁이 나 연휴에도 가게 문 엽니다"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속 식당 모습 (CG) |
마음 같아서는 연휴에도 영업을 이어가고 싶지만, 되레 적자가 날까 걱정돼 휴무를 결정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번 설 연휴에도 6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식당·카페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가 유지돼 코로나19 사태 전과 같은 분위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연휴에는 배달 서비스 이용료에 할증이 붙는 등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서 양식집을 운영하는 김모(58) 씨는 "설 연휴에는 배달대행업체에서 이용료를 인상해 매장 측에서 1건당 1천원가량을 더 내야 하고 휴일근무를 꺼리는 직원도 많아 이 기간 매일 장사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연휴 5일 중 3일만 영업하고 이틀은 쉴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한식점 사장도 "연휴에 식자재 납품업체가 휴무라서 장사를 하려면 재료를 미리 주문해놔야 하는데 손님을 별로 받지 못하면 이를 모두 버려야 해 낭패"라며 "장사가 잘된다는 보장만 있으면 휴일에라도 영업하겠지만, 요즘 분위기를 보면 그럴 것 같지도 않아 연휴 내내 가게 문을 닫고 쉬기로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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