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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파이낸스]① 1인 가구 시대, 가난한 독신이 두려운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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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열 집 중 네 집은 혼자 산다. 30대 열 명 중 네 명이 미혼이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1인 가구는 사회, 문화, 경제 전반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골드미스’, ‘골드미스터’로 불리는 안정된 수입을 가진 화려한 싱글(single)은 극히 일부다. 소득 불평등 확대, 여성범죄, 노후 빈곤 등 사회적 문제도 커지고 있다. 1인 가구, 독신 남녀의 소비 및 투자 성향을 살펴보고 1인 가구 시대를 맞아 금융 서비스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1인 가구에 필요한 투자 전략과 금융 지원 정책 제언을 짚어본다.

조선비즈

/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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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소재 직장에 다니는 30대 1인 가구 여성 P씨는 2019년 연말 재테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연봉 5000만~6000만원 구간대인 P씨는 은행 적금 통장에 월급의 절반을 넣는 게 전부였다. 그 외 돈은 전부 식비, 월세, 쇼핑, 여행, 문화생활 등 생활비로 모두 썼다. “독신으로 살다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가까운 지인의 죽음이 전환점이 됐다”고 고백했다.

P씨는 2020년 1월 미국 및 국내 증시가 급락했을 당시 주식을 매수했다. 그해 6월 월세를 주고 살던 서울 용산구 소재 오피스텔을 떠나 현금 3000만원과 내 집 마련 디딤돌 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해 경기도 고양시에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를 2억4000만원에 구매했다. 기존에 살던 월셋집보다 직장과 거리는 더 멀어졌고 주거 환경도 예전만큼 만족스럽지 않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해 소위 ‘몸테크’를 택했다.

P씨는 “이미 차익 실현한 주식을 제외한 현재 보유 주식 수익률은 이달 13일 기준 209%이고, 거주 중인 아파트 시세는 매수 시점 대비 2배 이상 뛰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매달 100만원씩 상환하고 있다”면서 “ETF 등 주식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는 이자율이 가장 높은 마이너스통장을 좀 채워넣을 계획”이라고 했다.

통계청이 이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의 연소득(2019년 기준)은 평균 2162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5925만원)의 36.5%에 그쳤다. 1인 가구의 77.4%가 연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고,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인 1인 가구는 전체의 0.8%에 불과했다.

‘욜로(YOLO)족’이라 불리며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1인 가구가 산업 영역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큰 손이 됐지만, 1인 가구의 경제적 체력은 그다지 튼튼하지 않다. P씨처럼 자신의 상황에 대체로 만족하며 나름의 금융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1인 가구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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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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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1인가구연구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가장 큰 고민은 경제활동 지속 가능 여부, 그중에서도 ‘은퇴자금’과 ‘주택자금’ 마련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로 보면 40대는 은퇴자금 준비 걱정을 가장 많이 했고, 20·30대는 주택 매매·전월세 자금 걱정이 가장 컸다. 50대의 경우 은퇴자금과 함께 질병치료 자금 마련이 해결해야 할 큰 문제로 꼽았다.

조사에 참여한 1인 가구가 은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평균 약 5억7000만원이었다. 또 1인 가구는 은퇴 대비 자금으로 평균 매월 123만원의 투자·저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투자·저축액은 약 74만원으로 6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은퇴 자금 준비 수준은 소득 구간별 차이가 컸다. 저소득 구간은 기본적인 생계 비용 충당 후 저축 여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연소득 2400만원 미만 구간의 실제 월 저축액은 27만원으로, 이들이 생각하는 은퇴를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월(月) 투자·저축금액의 29%에 그쳤다.

반면 연소득 4800만원 이상인 1인 가구는 이들이 생각하는 은퇴 대비에 발표한 월 투자·저축금액의 75% 수준인 127만원을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은퇴자금 준비 방법은 예·적금이 다수를 차지했다. 다만 전년보다 투자상품과 보험으로 준비한다는 응답이 증가했다. 다인(多人)가구에 비해 연말정산 공제 항목이 적은 1인 가구의 특성상, 다수가 연금저축이나 IRP 등으로 공제 혜택을 받으며 노후를 준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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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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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한 주택 시장에 대한 무주택 1인 가구의 불만과 걱정도 상당하다. 맞벌이 부부보다 자산가치 증식의 한계를 느끼는 영역이 부동산 시장이다. 로또 경쟁이라 불리는 수도권 청약 시장에서 만점자가 속출할 정도로 당첨 커트라인이 워낙 높다 보니 청약 점수가 낮은 1인 가구는 사실상 청약 제도에서 배제돼 있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 경제적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나이가 들어서도 독립하지 않고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30대 후반 미혼 남성 K씨는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모님 소유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이른바 ‘캥거루족’이다. 그는 현재 월급의 70% 이상을 적금과 주식, 보험, 연금 등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K씨는 “주택가격이 급등해 부모님댁에서 독립하지 못하고 있으나, 연애도 안 하니 크게 돈이 나갈 일도 없다”면서 “비슷한 수입의 기혼 동료에 비하면 여유가 많은 편이고 남들이 자녀 양육과 교육에 들여야 하는 돈을 나를 위해 투자하고 노후 준비하는 데 들이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거주 가능한 K씨는 그나마 나은 경우다. 서울 성동구 소재 빌라에서 혼자 전세로 살고 있는 30대 L씨는 20살 대학 시절부터 집을 8번 옮기며 전·월세 살이를 해왔다. 그의 지금 고민은 1년 뒤 거취다. L씨는 “이미 한차례 계약 갱신 청구권을 행사해 만기까지 1년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그 사이 집값과 전셋값이 모두 급등할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도 씀씀이를 줄여 최대한 월급을 모아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주택 가격은 급등했고, 전월세 주거비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한숨지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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