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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최대 8주간 확진자 ‘더블링’… 정점 10만명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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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1만4518명… 사흘연속 최다

정부 “병상 여유… 거리두기 강화 없다”

세계일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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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정점이 1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4만명이 넘은 재택치료자 수는 앞으로 더 급증하게 된다. 의료계는 동네병원의 코로나19 진단·치료·환자관리 참여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4518명이다. 1주 전(20일 6603명)의 ‘더블링’(기존 확진자의 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이다.

이 같은 확진자 더블링은 최대 8주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방대본 전문가 설명회에서 “다양한 예측의 공통된 의견은 유행이 앞으로 5∼8주 증가하고, 확진자 증가율은 100%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유행 규모의 정점은 10만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택치료자 관리 역량 확충이 시급해졌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4만2869명으로, 현 체제에서 관리 가능한 최대 인원 5만8000명의 70%를 넘었다.

정부는 재택환자 관리의료기관을 추가 지정하는 한편, 대한의사협회와 의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진료 운영방안을 마련했다. 의사가 호흡기환자를 진찰하고, 코로나19 검사, 검사 이후 재택치료, 중환자 병상 배정 요청까지 진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의협은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를 통해 코로나19 진료의원 신청을 받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참여 의원은 최소 1000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 병상 가동률이 낮아 다음달 6일 종료되는 현행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세계일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27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특성 대응 방안 등 전문가 초청 특집 브리핑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경 청장,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 정재훈 가천대의대 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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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보다 중증 악화 가능성 낮지만 재감염률 16배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연일 1만명대를 기록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많은 국민이 대유행 앞에서 확진자 발생 규모가 어디까지 증가할지, 감염되면 치명적인지, 예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궁금해하고 있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오미크론의 정체와 대응 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과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 김민경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의 답변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오미크론은 이전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가.

“오미크론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오미크론 검출률(1월2주)이 각각 60.7%, 63.1%인 전남, 광주의 경우 중증화율은 0.39%와 0.45%, 치명률은 0.39%와 0.33%로, 전국 평균(1.57%, 0.65%)보다 낮다. 인플루엔자 독감보다 전파력과 중증화율이 더 높다.”

―오미크론 감염 특징적 증상 있나.

“증상의 종류는 이전 변이와 다르지 않지만 분포, 빈도가 다르다. 영국 보고서를 보면 △콧물 △두통 △기운 없음 △재채기 △인후통이 60∼70%를 차지한다. 발열(30%)과 미각·후각 소실(19%)은 상대적으로 낮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지난해 12월1일∼1월20일 치료한 입원환자 75명 분석에서도 델타와 비교해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장기간의 발열, 호흡곤란 등 증상이 명백하게 적었다. 폐렴으로 산소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없었다.”

―발열 증상이 적다면 출입 시 체온 체크가 의미가 있나.

“코로나19는 증상이 다양해 발열 감시만으로 감염, 의심환자를 찾아내기는 어렵다. 다만 열이 있는 환자는 확인할 수 있다. ‘열이 없어서 괜찮아’, ‘발열 감시를 했으니 안전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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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시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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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도가 낮으면 덜 위협적인 것 아닌가.

“전파력이 2배 이상 높다. 절대적인 환자수가 증가할 것이고 그에 따라 중환자, 입원환자 수 자체가 늘어나면 의료체계 부담이 된다. 유행 정점이 되면 한계를 시험하게 될 것이다.”

―해외 보도를 보면 오미크론이 영유아에 특히 더 위험하다는데.

“오미크론은 폐 등 하기도가 아닌 상기도에 감염이 집중된다. 중증도가 낮은 이유다. 다만 이 때문에 영유아가 더 위험하다거나, 더 잘 걸리거나 하는 건 아니다. 해외 데이터를 보면 영유아 입원율은 3분의 1로 낮다고 한다. 영유아는 접종대상자가 아니라 감염이 늘 수 있고, 절대적인 확진자 수가 많아지면 중환자도 늘 수 있다.”

―이전에 코로나19에 확진됐는데, 오미크론에 또 감염될 수 있나.

“있다. 영국에서는 델타 유행 시기보다 오미크론 유행 시기에서 재감염률이 16배 더 높다는 자료도 있다.”

―오미크론 대응체계에서 가장 달라지는 건 무엇인가.

“코로나19 검사의 변화가 가장 크다. 고위험군 중심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진행하고, 일반 국민은 신속항원검사를 받는다. 마스크 착용 수칙도 강화됐다.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 시설’과 감염취약시설 방문 시 KF80·94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데, 잘못된 판정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지 않나.

“가능성이 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이라도 마스크 착용 등을 잘 지켜야 한다. 방역 당국은 2∼3일 간격을 두고 반복 검사하는 것을 권고한다.”

―오미크론이 유행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요없나.

“아니다. 거리두기로 접촉을 줄이면 유행 속도를 늦추는 데 효과가 있다. 높은 전파력으로 인해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는 있다.”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도입에도 유의미한 효과가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지난 14일 도입 후 26일 오후 6시30분 기준으로 408명에 투약됐다. 투약 초기이고, 투약자 수가 적어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정부는 60세 이상인 투약 대상을 50대 이상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29일부터는 감염병전담병원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3차 접종은 오미크론에 효과 있나.

“영국과 미국의 자료를 보면 3차 접종 후 감염예방효과는 10주까지 50% 정도, 중증·사망 예방 효과는 80∼90% 수준이 6개월 정도 유지된다.”

―감염력이 더 센 ‘스텔스 오미크론’이 등장했다고 한다. 한국은 안전한가.

“현재 사용되는 변이진단시약으로 스텔스 오미크론도 확인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해외 유입 사례 중 4.5% 정도가 스텔스 오미크론이었고, 국내 감염 사례에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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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진료의원 운영방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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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서 재택치료자 관리·위중증 판단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하는 동네의원은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을 확인해 분류하고 먹는 치료제 처방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재택치료자도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보건소에 병상배정을 요청한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진료 병·의원 운영방안’을 마련했다.

의료기관은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진료하기 전 예약을 받고, 일반환자와 진료 시간대를 분리하는 것이 권고된다. 같은 시간대 환자를 받는 경우 호흡기·발열 환자와 일반환자의 대기 구역을 분리하고, 환기와 환자 간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 의료기관 입구에는 코로나19 진료 지정의료기관임을 알리고, 방문자 주의사항을 게시하며, 접수·수납창구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한다. 환자는 KF94 마스크를 써야 한다.

환자가 내원하면 증세 등을 확인한 뒤 필요에 따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실시한다. RAT 결과 음성이면 그에 맞는 치료와 처방 등을 내린다. 단, 병원에서 의심자로 판단할 경우 RAT 재검사를 하거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병원에서 검체를 채취할 때 의료진은 반드시 KF94 이상 마스크, 안면보호구, 일회용 긴팔 가운, 일회용 장갑 등 개인보호구 4종을 착용해야 한다. PCR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경우 심평원 시스템에 환자 정보와 진료 내용을 입력하고, 팍스로비드 등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다. 의료진은 확진자를 진료했더라도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다만,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의료진은 재택치료자의 ‘주치의’로서 환자의 건강상태를 관리한다. 비대면 모니터링 등 환자를 관리하다가 중증(의심)환자 발생 시에는 보건소에 병상배정을 요청하고 환자를 이송한다. 병상은 보건소에 지정된 인근 치료기관 등을 통해 배정받게 된다.

한편, 교육부는 2022학년도 외국인 유학생 보호·관리 방안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 학생들의 코로나19 백신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기로 했다. 유학생들은 입국 시 48시간 이전에 받은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고, 의무적으로 10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교육부는 하루에 1회 이상 자가격리 유학생의 건강상태를 살펴볼 방침이다. 교육부는 법무부와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입국 유학생 정보를 매일 대학과 지자체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월 개학 준비를 위해 보건소 중심의 PCR 검사 외에도 신속 PCR 검사 등을 추가로 활용하는 학교검사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며 “2월 초에 새 학기 학사운영과 방역체계를 상세하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경·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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