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가입은 개별국 자유 결정’ 입장 재확인
“러의 우려 평가도 포함”…대화 지속 의지 밝혀
미 국무 부장관 “2월 중순 안에 러 침공 가능”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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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를 확약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하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등 인접국의 추가적 나토 가입을 금지선으로 제시하며 전쟁 위기를 조성해온 러시아의 반응이 주목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요구한 회신을 보냈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기존 입장에) 어떤 변화도 없고,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몇쪽짜리 회신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자세한 내용은 볼 것도 없이, 그것은 우리가 몇주간, 어떤 면에서는 여러해 동안 공개적으로 밝혀온 점을 반복해 확인한 것이다. 바로 나토의 개방성이라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러시아에 나토 차원의 별도 회신을 보냈다면서 “각국은 그들의 진로를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나토) 동맹국들과 다른 나라들에 대한 강압적인 군사력 과시와 공격적인 언사, 해로운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나토의 회신 내용은 나토의 추가 동진 금지와 옛 소련 소속 국가 나토 병력 철수를 문서로 확약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 몇시간 전에 미국의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도 러시아와의 대화를 강조했다. 그는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우리의 회신은 진지한 외교적 길을 제시하고 있다”며, 회신에는 “러시아가 제기한 우려를 원칙에 입각해 실용적으로 평가”한 내용도 들어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의 회신을 놓고 며칠 안에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들로 미뤄볼 때 미국은 나토 가입은 개별 국가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나토의 동진에 따른 러시아의 안보 불안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하자는 뜻을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동유럽에 배치된 나토 병력에 대한 성격 규정이나 사찰을 놓고 러시아를 달래는 내용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건넨 회신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진지한 대화를 시작할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이는 2차적인 문제에 대한 것일 뿐 나토의 동진과 러시아 영토를 위협할 수 있는 타격 무기의 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한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러시아의 다음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하면 강한 제재에 부닥칠 것이라는 경고를 이어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엔피아르>(NPR) 방송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스트림2 사업은 진척될 수 없다”고 말했다. 완공은 됐으나 독일의 운영 허가 문제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러시아~독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러시아가 2월 중순 안에 공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셔먼 부장관은 한 단체가 주최한 화상 포럼에서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결심을 굳혔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것은 그가 지금으로부터 2월 중순 사이의 어떤 시점에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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