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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나토, 러에 서면답변 전달…"공은 러시아에" 러 반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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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답변서 전달 발표…나토도 별도 제안서 전달

러, 전달 받은 사실만 확인한 채 구체적 반응 없어…러 반응 따라 사태 분수령

뉴스1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022년 1월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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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정윤미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으로 인한 동유럽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안보보장 요구에 대한 서면답변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이번 미국의 서면 답변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가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에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외교적 경로'를 마련했다고 의미부여했다.

블링컨 장관은 답변서에 러시아의 조치들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들의 우려, 러시아가 제기해 온 우려들에 대한 원칙적이고 실용적인 평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영역들에 대한 제안 등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답변은 러시아가 지난해 12월15일 미국 측에 러시아·미국 간 안보보장 조약안과 러시아·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간 안전확보 조치에 관한 협정안 등 2개 문서의 초안을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는 이들 초안을 통해 미국과 나토에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국가의 나토 가입을 배제하는 나토의 동진 금지와 함께 러시아 인근 국가에 공격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안보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도 별도로 러시아에 유럽의 집단 안보에 대한 아이디어와 우려들이 담긴 문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나토도 이날 오후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주재 러시아 대사에게 제안서를 전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나 답변서에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 국가 자신의 안보 협정 및 동맹을 선택할 권리를 포함해 우리가 지키고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는 핵심 원칙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밝혀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나토 동진 금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나토는 그간 '나토의 개방성'에 대한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이유로 우크라이나가 가까운 시일 내에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언급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원한다면 거기에 일할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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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왼)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22년 1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회담 시작 전 인사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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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한 군사적 대응과 가혹한 경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대화와 외교를 통한 사태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 우리는 외교를 선호한다"며 "저는 러시아가 답변서를 읽고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된 후 며칠 내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 회담을 갖고 미국이 금주 서면 답변을 전달한 뒤 다시 만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양국 외무장관 회담 등 대화가 재개될지 여부는 러시아가 미국 등의 답변서를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도 "공은 러시아의 코트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아직 답변서를 전달받은 이후 전달 받았다는 사실만 공개한 채 별도의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이 답변 내용에 대한 비공개를 요구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미국측의 요청이 있으면 러시아가 서면 답변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밀 회담의 공간을 제공한다면 외교가 성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문서를 공개하진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도 같은 견해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미측 등의 답변 내용을 검토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추가적인 대화와 외교의 길이 열리겠지만,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거부했다고 생각할 경우엔 우크라이나 사태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브로프 장관은 의회에서 "(만약) 건설적 답이 뒤따르지 않고 서방이 공세적인 노선을 지속하면, 러시아는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러시아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는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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