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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자가검사? 어느 줄 서나”…달라진 방식에 현장은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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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새 방역체계 시범도입 첫날

평택 선별진료소 찾은 시민들

“자가검사 제대로 했는지 걱정”

“15분만에 결과 나온건 편했다”

광주 호흡기전담 클리닉에선

직원도 혼동 “무증상은 8만원”

무료 PCR 대상자에 잘못 안내


한겨레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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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으로 검사받으시면 8만원 본인 부담이 발생합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광주광역시·전남, 경기도 평택·안성 등 4개 지역에 새 방역체계가 우선 도입된 첫날인 26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앞에서 푸른 가운을 입고 안내하던 직원이 말했다. 유치원생 딸아이 손을 잡고 줄을 섰던 30대 여성이 직원에게 휴대전화를 꺼내 보건소에서 보낸 문자를 보여줬다.

“○○○은 ㄱ유치원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추가 검사일은 26일과 30일입니다.”

문자를 본 직원은 밀접접촉자가 아니라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경우라면 무료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했다. 보건소에서는 무료 검사가 가능하다는 설명에 이 여성은 잠시 고민하더니 아이 손을 잡고 서둘러 택시를 잡아탔다.

하지만 보건소로부터 추가 검사를 통보받은 유치원생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우선순위 대상자라 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0살 이상 △역학적 관련자 △의사소견자 등을 유전자증폭 검사 우선순위 대상자로 구분하는데 밀접접촉 등의 이유로 유전자증폭 검사를 요청받은 유치원생은 역학적 관련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 직원마저 방역지침을 착각해 ‘유전자증폭 검사 대상자’라고 알려주지 않고 ‘검사 무료 대상자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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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만 60살 미만 신속항원검사가 시행된 평택시 송탄보건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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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3012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날, 오미크로 대응 단계로 전환돼 새 방역체계가 도입된 의료 현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평택과 안성,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60대 이상 등 고위험군의 경우 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60대 미만 등 일반 검사자는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날 오전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20대 남성 3명은 “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왔는데, 줄을 잘못 섰다고 한다”며 유전자증폭 검사장으로 향했다.

검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30대 여성 김아무개씨는 “자가검사키트 검출률이 유전자증폭 검사보다 낮은데, 변종인 오미크론 감염을 잡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의료진이 아닌 본인이 직접 검사를 하는데 제대로 됐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별진료소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자가검사키트를 받은 검사자들은 직접 콧속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했다. 이어 면봉을 추출 용액에 넣고 용액을 키트에 떨어뜨렸다. 그 과정마다 시민들은 한껏 긴장돼 있었다.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을 뜻하는 빨간색 선을 확인한 이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신속항원검사 혹은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게 된다. 평택보건소 현장 관계자는 “이날 오전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한 시민이 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새 방역체계의 장점은 진단검사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평택보건소의 자가검사키트 대기시간은 1시간 이상이었지만, 감염 여부는 15분 만에 확인됐다.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받은 한 50대 남성은 “감기 증상이 있어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이었다”며 “(유전자증폭) 검사 결과를 받는 데 통상 하루, 병원은 5시간이 걸린다. (이번 자가검사키트는) 빨리 결과를 알 수 있어서 편했다”고 말했다. 검사 시작 1시간여 만에 자가검사키트 150여개가 의료폐기물 쓰레기봉투에 버려졌다.

유치원생 강하준(6)군은 열이 37.8도로 나와 유치원 등원을 하루 포기하고 광주의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왔다. 이들은 먼저 문진창구로 가서 상담한 뒤 소아진료실에서 진료를 받고 곧바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밀접접촉자가 아니라도 진료를 받은 뒤 의사 확인이 있으면 무료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강군 어머니 박효민씨는 “지난번 선별진료소에 갔을 때는 50분을 기다렸는데 클리닉에서는 지체 없이 검사를 받아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난로가 켜진 천막 안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강군 가족들은 30여분 뒤 ‘음성’ 통보를 받은 뒤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이날 강군의 병원비는 5만5900원이 나왔지만, 검사비를 뺀 진료비 9200원만 본인 부담이었다.

새 방역체계는 29일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한다. 전국 256개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해지고, 다음달 3일부터는 전국의 호흡기 전담 클리닉 431곳과 지정된 동네 병·의원들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진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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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산구 수완동 케이에스병원의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직원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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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항원검사 접수 뒤 자가검사키트를 받아 직접 검체를 채취하고, 키트로 결과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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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보건소에서 코로나19 ‘음성’ 반응을 확인하고서 버려진 자가검사키트.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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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평택/안관옥 이정하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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