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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동학개미 계좌가 박살났다…올해 들어 평균 20%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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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돈의 자산시장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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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미국의 긴축 움직임과 우크라이나 위기 고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벌어진 수급 공백 등 동시다발적인 악재에 휘청이며 2700선까지 후퇴한 가운데 증시 하락의 충격이 개인투자자에게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주가 등락을 비교한 결과 새해 들어 급락장이 전개되는 와중에도 외국인투자자들은 이익을 낸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20% 손실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26일 코스피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에 0.41% 하락한 2709.24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1.15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2020년 12월 8일(2700.93) 이후 최저치다. 올해 들어 코스피 하락률은 9%에 달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에서 모두 손실을 봤다. 평균 수익률은 -20.43%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카카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기아 △하이브 △삼성바이오로직스 △엘앤에프 △위메이드 순이었다. 이 중 손실폭이 가장 큰 종목은 크래프톤으로 주가 하락률이 36.75%였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가 9% 하락하는 상황에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기준 2.18%의 수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 상위 순매수 10개 종목은 △LG화학 △삼성전자 △현대글로비스 △SK하이닉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삼성전자우 △우리금융지주 △LG디스플레이로 이 중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한 6개 종목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락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의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린 것은 투자 전략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지난해에 이어 기준금리를 1.25% 수준까지 다시 인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올해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외국인은 금리 인상기에 '정석'으로 통하는 금융주 매수를 실행으로 옮겼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개 금융주를 매수해 각각 3.21%, 1.94%, 1.77%, 9.6%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전 세계의 긴축 움직임에도 게임, 엔터테인먼트, 인터넷 등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성장주 주가에 부정적으로 여겨진다. 성장주 주가엔 미래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데, 금리가 오르면 현재의 현금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에게 가장 큰 손실을 안긴 종목은 성장주로 분류되는 카카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위메이드 등이었다. 이들 4개 종목은 각각 -24.43%, -31.97%, -36.75%, -33.86%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기에 성장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건 적절한 전략이 아니다"며 "성장 스토리가 시장에서 중요했던 작년의 경험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성장주를 선호하고 있지만 올해는 실적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옳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낙폭이 과대했거나 저평가된 주식, 고배당 종목에 우호적이지만 고평가된 종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특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도전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재개를 추진하는 현재 상황은 성장주 주가에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증시가 불안한 국면에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고 성장률이 둔화되는 국면에선 시장이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상승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지키는 투자를 해야 할 때"라며 "주식과 함께 달러 자산에 투자하고 배당주를 사고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도 담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개별 종목이 아닌 ETF 투자에서도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간 희비가 엇갈렸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2.56% 하락한 지난 25일 개인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 ETF'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날 하루 동안 16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반면 이날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코스피200선물지수를 역으로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곱버스)'였다.

외국인의 선택은 달랐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곱버스를 724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4일부터 25일까지 이 상품은 18.4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개인이 선택한 KODEX 레버리지 ETF는 -16.13% 수익률을 보이며 손실을 안겼다. 지난 3일까지 개인은 곱버스를 순매수하고 KODEX 레버리지 ETF를 팔아치우며 주가지수 하락에 베팅했다. 하지만 막상 하락장이 펼쳐지자 개인들은 지수가 저점에 근접했다는 생각에 전략을 바꿨고, 결국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이달 개인이 KODEX 레버리지 ETF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ETF는 코스닥150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였다. 지난해 말 1만7000원을 넘겼던 이 ETF 주가는 이달 25일 1만18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달 들어 수익률은 -28.38%로 낙폭이 상당한 모습이다.

[이종화 기자 / 신화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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