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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민주당이 잘못 갈 때 찍소리 못했다" 586 용퇴 말한 청년 정치인의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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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 586 용퇴 촉구하며 반성
국민의힘 향해 "탄핵 이후 변한 게 뭐냐"고 일갈
"도로한국당, 이준석 짜장면에 얹은 완두콩"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뜻으로 큰절을 하고 있다. 용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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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 해놓고 똘똘한 한 채를 챙기고, 특목고 없애자면서 자녀들은 과고 외고 보내고(중략) 우리는 어느새 위선과 내로남불의 표상이 되었습니다. 당이 잘못 갈 때 찍소리 못하는 청년정치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저부터 반성합니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써 내려간 참회록이다. 민주당을 대표하는 청년 정치인인 이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과 위선을 방치한 책임을 통감하며, 공개적으로 586 용퇴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쏘아 올린 정치 개혁 움직임이 여의도 정치권의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최고위원의 반성문은 절절했다.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했던 잘못들을 아프게 찔렀다.

"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 해놓고 똘똘한 한 채를 챙기고, 잇따른 단체장 성비위와 엉망 대처로 상대를 성비위당이라 비판했던 말들은 우리에게 되돌아왔습니다. 특목고 없애자면서 자녀들은 과고 외고 보내고,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특혜를 누렸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위선과 내로남불의 표상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 또한 아무 소리 못했습니다. 당이 잘못 갈 때 찍소리 못하는 청년정치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586 용퇴 촉구..."시대적 과제 해결 못하면 집에 가실 각오해야"

한국일보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 2차 인선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본기, 이대선 청년 선대위원, 이 최고위원, 수화통역, 임소라, 이재훈 청년 선대위원, 강수훈 광주선대위 상임선거대책본부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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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시대의 문제가 된" 여의도 정치권을 개혁하기 위해, 이 최고위원이 내놓은 대안은 인적쇄신, 586 용퇴론이었다. 이 최고위원은 선배 정치인들에게 고했다.

"시대적 과제 해결과 당장의 위기에 대응할 정치체계 구축을 완료하지 못한다면, 모두 집에 가실 각오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86세대의 소임입니다".

그러면서 "당이 살고, 후보가 살아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노·장·청이 공존하는 정치, 미래를 열어가는 정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여의도세대교체는 미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선택이 아닌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외침이다.

대선의 여론 변곡점인 설 연휴를 앞두고,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후보 교체 빼고 다한다'는 심정으로 모든 걸 쏟아내고 있다. 측근의 백의종군, 대표의 차기 총선 불출마, 재보선 종로 등 무공천, 3040 장관 기용을 골자로 한 통합정부 약속 등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해 낡은 정치를 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향해선 "도로한국당은 탄핵 이후 변한 게 있느냐" 일갈

한국일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동문회관 노블홀에서 열린 ‘청년 곁에 국민의힘-국민의힘 한양캠퍼스 개강 총회’에 참석해 한양대 지부 대학생위원회를 이끌어 갈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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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정치 쇄신 움직임을 두고 국민의힘은 "진정성이 없다"(윤석열 후보)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25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변한 게 있느냐"며 "이준석 대표만 뽑았을 뿐, 달라진 것 없이 도로한국당이 돼버린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당 차원의 제대로 된 반성도, 쇄신도 없었던 국민의힘부터 스스로 돌아보라는 일갈이다.

같은 청년정치인인 이 대표를 향해서도 "짜장면의 완두콩 같은 존재"라고 빗대며 "짜장면의 맛과 전혀 관계 없는 약간의 눈속임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대선 필승카드로 밀고 있는 이른바 세대포위론에 대해선 "갈등만 유발하는 내용 없는 전략"이라고 일축했다. "분열과 선동, 갈라치기가 선거전략상 유효타를 날릴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회가 치러야 할 갈등 비용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다.

이 최고위원은 "세대포위라는 말이 상당히 웃긴 게 20대, 30대와 60대, 70대는 보수의 지지세가 높다는 것뿐, 동질성이나 연대감이 없다. 이걸 연합시켜서 실제로 정부를 잡았을 때 어떤 권력이 탄생할 것인가 상당한 의문"이라며 "지금은 뭔가 구름처럼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내용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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