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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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는 공식적으로 '부재중'이다. 허위 학력 의혹을 사과한 기자회견장에 잠깐 모습을 드러냈고, '7시간 통화' 녹취록의 목소리로 유권자들을 만났다.
그런 김씨의 공식 등판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7시간 통화' 속 실언에 대해 이번 주 중 사과하고, 설 연휴 이후 본격 활동을 시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7시간 통화'가 공개된 이후 김씨의 '인기'가 올라간 것에 국민의힘은 고무돼 있다. 다만 윤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윤 후보가 '배우자 출격 버튼'을 누를지 말지 막판 고민 중이란 얘기다.
김건희, 포털에 직접 프로필 등록
네이버에 '검건희'를 검색하면, 공인·유명인처럼 김씨의 사진과 프로필이 뜬다. 김씨가 본인 자료를 최근 직접 제출했다고 한다. 직업은 ‘전시기획자’로 써냈고, 2009년 9월부터 주식회사 코바나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후보의 배우자라는 점이나 학력 사항은 제외했다.
윤 후보는 김씨의 행보와 일단 거리를 뒀다. 25일 기자들과 만나 “아내가 직접 간단하게 이름과 사진 등을 올려놨다더라”며 “좀 더 상세하게 올릴 생각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공식 활동 개시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엔 “저도 모른다”고만 했다.
설 연휴 후 등판?... "尹 지지율 안 떨어질 것"
국민의힘 안팎엔 "김씨가 선거 등판을 결심하고 예열 모드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7시간 통화’ 공개 이후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른바 '쥴리 의혹' 등 사생활 논란이 자연스럽게 해소됐고,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이미지가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김씨의 등장이 윤 후보 지지율을 떨어뜨리지 않을 거라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씨의 등판 방식에 대해선 여러 아이디어가 오르내린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월 15일 전후로 비공개 봉사활동을 하며 시동을 건다는 관측도 있고, 공연ㆍ전시 분야에서 전문성을 드러내며 보다 화려하게 등장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다른 대선후보 배우자가 하는 정도의 통상적 활동은 해도 관계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너무 기획된 활동처럼 보이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역풍 맞을라"... 선대본부는 '신중론'
김씨의 등판이 확정된 건 아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는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기류가 있다. 김씨의 인기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일시적 팬덤일 뿐, 무대에 오르고 나면 다시 냉랭한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김건희 리스크’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도 변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비롯해 김씨와 김씨 가족을 둘러싼 도덕성 의혹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김씨는 자기 확신이 넘치는 스타일이다. 실시간 검증 질문이 쏟아졌을 때 특유의 시원시원한 화법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알 수 없다는 것도 선대본부가 걱정하는 지점이다.
선대본부는 연휴 전에 김씨 명의의 사과 입장문부터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녹취 속 ‘안희정 옹호·2차 가해’ 발언과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는 주장 등에 유감을 표함으로써 리스크를 털고 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배우자팀’ 신설은 미루기로 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녹취록에 거론된 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새 다짐을 보여주는 것이 첫 단추”라며 “그 전에 공개 활동을 말하는 것은 이르다”고 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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