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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네요. 누구와 상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여러 결단을 내린 건데요, 첫 번째 문장이 이렇게 시작해요. "저 송영길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자신뿐 아니라 86세대의 동반 퇴장 필요성도 언급했죠. 선거용이라는 냉소적 반응도 있지만 송 대표는 진정성 있는 결단이라고 강조하고 있죠. 그동안 '86 용퇴론'이 자주 나왔지만 잘 실현되지는 않았는데요, 이번엔 다를까요?
"저 송영길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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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발표한 정치 쇄신 방안 가운데 첫 번째가 자신의 불출마 결단이에요. 이 약속은 '86세대 (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을 스스로 수용한 거죠. 송 대표는 당내 '86세대'의 맏형격이고, 인천 계양에서 5선을 지냈죠. 왜 불출마하는지에 대해 길게 설명했는데요,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면서 86세대 퇴장의 필요성과 의미를 언급했네요. 송 대표는 "민주당이 모든 책임을 다 지고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해야겠다는 굉장한 고뇌의 결단"이라고 나중에 비공개 회의에서 얘기했다고 하네요. 단독 결단으로 이재명 후보와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하고요. 송 대표 발표문 가운데 불출마 선언에 해당하는 내용만 올려볼게요.
▲ 첫째, 저 송영길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 586이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민주화와 사회 변화에 헌신했고, 세 번의 민주 정부 탄생과 성공에도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 그래서입니다.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닙니다.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입니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역사적 소명은 이재명 후보의 당선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대한민국이 제대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 당 정치개혁특위와 열린민주당 통합과정에서 합의된 동일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를 추진하겠습니다. '고인 물'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물'이 계속 흘러들어오는 정치, 그래서 늘 혁신하고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정치문화가 자리 잡도록 굳건한 토대를 만들겠습니다.
우상호 "저도 약속 지킬 것"
송 대표의 발표는 개인이 아니라 86그룹이 동반퇴진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읽히는데요, 우상호 의원이 호응하고 나섰군요. 우상호 의원은 송 대표와 연세대 81학번 동기이고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의 상징적인 정치인이죠. "저는 지난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우리들이 비운 그 자리에 훌륭한 젊은 인재들이 도전하기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돕겠다"면서 자신의 불출마 약속을 재확인했죠. 송 대표의 결단을 지지하는 내용도 있는데요, "1999년 정계에 입문해 5선 국회의원, 인천시장으로 활동했던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볼 때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고 평가했죠. "저희는 부족했던 점을 부끄럽게 반성한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낮은 곳에서 정치혁신과 민생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마무리 했네요.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김종민 의원의 '86 용퇴론'을 꺼내고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에 나왔는데요, 우상호 의원이 호응하면서 86세대를 중심으로 한 인적 쇄신론에 불이 붙는 모양이네요. 이틀 전 김종민 의원 주장부터 살펴볼까요?
김종민 의원이 쏘아올린 '86 용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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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용퇴론'의 물꼬를 튼 건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죠. 김 의원도 대표적인 86그룹인데요, ▲ 서울대 83학번 ▲ 1986년 구국학생연맹 사건에 연루돼 옥고 ▲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변인 ▲ 2016년 총선에서 이인제 후보 꺾고 국회 입성 등으로 김 의원을 설명할 수 있죠. 김 의원이 페북에 올린 '86 용퇴론'이 민주당에서 힘을 받고, 크게 확산하는 분위기에요. 먼저 김종민 의원을 글을 보시죠.
# 이대로는 안된다
(..) 586 용퇴론이 나온다. 집권해도 임명직 맡지 말자는 결의다. 정치의 신진대사를 위해 의미는 있다. 그러나 임명직 안하는 것만으로 되나. 이 정치 바꾸지 못할 거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정치 계속 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것 아닌가.
386 정치가 민주화 운동의 열망을 안고 정치에 뛰어든지 30년이다. 그동안 국회의원도 하고, 장관도 하고, 청와대 일도 했다. 그러나 그 30년 동안 대기업 중소기업 임금격차가 80%에서 50%대로 더 악화됐다. 출산율은 세계최저다. 총체적 민생 위기다. 민주주의 제대로 하면 민생이 좋아지는게 근대시민혁명 이후 200년 역사의 예외없는 법칙이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가 민주주의를 제대로 못한거다.
(..)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로 가야 한다.
김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부연설명을 했는데요, 86세대가 그냥 '관두자'는 게 아니라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네요. 정치개혁, 즉 선거제도를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는 거죠. "1등 선거제도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야말로 86세대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핵심조치, 86세대가 책임지는 가장 핵심조치"라고 했죠.
"86세대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핵심조치, 86세대가 책임지는 가장 핵심조치가 무엇인가. '1등 선거제도'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이것을 개혁하는 책임을 지는 게 가장 책임지는 것이다. 이게 중요하다. 진짜 던지고, 내려놓는 것은 이 기득권 제도를, 이 끈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이재명 측근 7인회 "임명직 안 맡는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으로 '7인회'가 있었네요. 관심없는 분들은 잘 몰랐을 이 그룹의 실체가 어제(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는데요, '7인회'는 기자회견에서 "저희 7명은 국민이 선택해 주실 이재명 정부에서 일절 임명직을 맡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면서 백의종군을 선언했죠. 이들은 "이번 정부에서도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진영 인사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앞으로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한다. 오롯이 능력 중심의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 "새로 꾸려질 이재명 정부는 '완전히 새로운 세력'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와 사회를 대전환하는 대한민국 5년의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이 후보가 소위 측근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그들만의 국정 운영을 하는 모습을 국민 누구도 원치 않으시리라 믿는다. 국민이 기대하는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에 부응하겠다"는 게 기자회견의 주요 내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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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는 민주당 김영진 사무총장과 정성호·김병욱·임종성·문진석·김남국 의원 등 7인회 소속 현역 의원 6명이 참여했는데요, 측근들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면서 인적 쇄신론에 불을 지핀 셈이죠. 김종민 의원의 '86 용퇴론'이 더 힘을 받게 됐고요. 7인회의 기자회견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친노(친노무현) 핵심 참모 출신 인사 9명이 선대위에서 전격 사퇴한 것과 흡사하다는 평가도 있죠. 당시 양정철 전해철 이호철 등 이른바 '3철'을 비롯한 9인방의 퇴진은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교착국면에서 돌파구 마련 차원의 승부수로 해석됐으니까요. 이번엔 단일화보다 인적 쇄신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정체를 돌파해 보려는 승부수로 볼 수 있겠네요.
되풀이되는 '86 용퇴론'…당내 반응은?
근데 86세대 물갈이를 비롯한 인적 쇄신이 잘 이뤄질까요? 선거용 레퍼토리라는 회의적 시각이 민주당 안에도 있는데요, 선거 때마다 '86 용퇴론'이 나오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거든요. 2015년엔 30대의 이동학 혁신위원이 이인영 의원 등 당내 86그룹 정치인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이뤄진 '공천 물갈이'도 86그룹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았고요. 민주당 내에서는 86그룹 물러난다고 해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올라갈지에 대해 냉소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고 해요. 대선을 앞두고 여론몰이용 인위적 개편에 치중하면 되레 당내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도 있고요. 특히 발표 내용 중 '4선 연임 금지'는 의원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실제 제도화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에요.
86세대, 다시 광야로 나설 때?
86그룹은 30대부터 정계에 진출한 정치인이 많죠. 당시는 386이었는데 지금은 50대인 586이 됐죠. 대학생 시절 민주화를 주도했던 이들은 언제부턴가 '기득권의 상징' '내로남불'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된 게 현실이죠. 과거 전유물이었던 도덕적 우위마저 흔들리고 있고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젊은층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바탕에는 86그룹에 대한 청년층의 실망감, 배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여권 내 분석인데요, 민주당 내 일련의 쇄신 흐름은 이런 반성적 분석의 결과로 보이네요. 이런 반성도 실은 많이 나왔는데요, 이번엔 다를까요? 86그룹이 물러나고 인적 쇄신한다고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느냐, 후보 지지율 정체된 게 86그룹 때문이냐. 여론이 따가우니 국면 전환용 카드가 아니냐. 이렇게 당내에서도 회의적이고 심지어 냉소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하니 인적 쇄신이 그리 쉽지는 않을 듯하네요. 현실의 벽이 엄존하는 거죠. 그래도 가야 할 길이라는 송영길 대표의 발표문으로 마무리할게요.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닙니다.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입니다"
오늘의 한 컷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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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삭발하는 사진이에요.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에 소속된 자영업자들인데요, 국회의사당 근처 국민은행 앞에서 집단 삭발식을 단행했죠. 이들은 ▲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소급 보상 ▲ 매출 피해가 일어난 모든 자영업자의 피해 전액 보상 ▲ 신속한 영업 재개를 요구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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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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