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인이 23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반군과 대치하는 동부 도네츠크주 고를로프카의 최전선 대피호에서 망원경을 통해 바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군사 배치와 훈련이 이어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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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철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현지시간) BBC는 영국 외교관들에게 구체적으로 위협이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약 절반이 영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관계자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은 계속 열어두고 필수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또 스카이뉴스는 비필수 인력을 철수하고 대사관은 정상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전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의 직원 가족에게 철수 명령을 내리고 비필수 인력은 자발적으로 출국해도 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의 군사행동 위협이 지속함에 따라 23일부로 미 정부가 직접 고용한 인력에 자발적 출국을 허용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소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에 출국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미국인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가 미국 대사관의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은 계속 운영될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상당한 규모의 군사 행동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미 국무부는 이날 러시아를 여행 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 국가로 재지정했다.
다만 유럽연합(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24일 EU는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외교관들의 가족을 철수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보렐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미국이 전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에게 철수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우리는 똑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떠한 구체적인 이유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아직 키예프 주재 대사관 직원 및 가족 철수나 현지 교민 대피 등의 구체적 결정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미 대사관 전경.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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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키예프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에 철수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지나친 조치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날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 가족들의 출국에 관한 미 국무부 결정과 일부 직원들에 대한 자율적 출국 허용에 관한 정보를 파악했다”며 “자국 외교관들을 보호하려는 외국의 권리를 인정하지만 그러한 미국 측의 결정은 시기상조이며 지나친 경계의 표출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안보 상황의 급격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고, 러시아 측의 위협은 2014년 이후 지속해서 있었으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으로의 러시아 군대 집결도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의 결정은 모든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출국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대사관은 정상적으로 임무를 계속한다”며 “대사관 직원들은 원하면 출국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것이며 그들의 출국이 의무 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니콜렌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와 국제 미디어 공간에서 우크라이나인들과 외국인들에게 공황을 불러일으키고, 사업가들을 놀라게 하며, 우크라이나의 경제·금융 안정성을 훼손하기 위한 다량의 허위정보와 정보 조작, 가짜뉴스 등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성적 위험 평가와 평정 유지를 호소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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