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자신의 무지를 연구하는 것이 진리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일찍이 한암 대종사께서는 '세여출세도불식(世與出世都不識)'이라고 설하셨습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모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내가 모른다는 그 사실을 아는 것' 그것이 공부의 시작입니다. "
오대산 월정사 원행 큰스님(사진)이 스승인 한암 대종사(조계종 초대 종정)를 기리는 책을 펴냈다. 책 제목은 '성인 한암 대종사'(에세이스트 펴냄). 한국 불교의 초석을 놓은 한암 스님의 사상과 삶을 조명한 책이다.
"한암 스님의 사상은 일반인들이 접하기에는 깊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에세이를 쓰듯 편하게 스님의 사상을 설명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저자 원행 스님은 약관의 나이에 오대산 월정사로 출가해 한암, 탄허, 만화 스님의 법통을 이어받아 수행 정진을 했다. '오대산문'이라 불리는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을 모두 곁에서 모신 셈이다. "한암 스님 사상에 쉽게 접근하는 길을 찾기 위해 50번을 읽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높고 낮음 없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은 이론적인 학술서가 아니라 한암 스님의 수행이력을 담은 책입니다." 책은 한암 스님의 일대기인 동시에 월정사를 비롯한 한국사의 단면들이 드러난다. 한국전쟁 때 상원사를 소각하려는 군 작전에 맞서 '나를 먼저 태우라'며 문화재를 지킨 이야기, 4번이나 마다한 끝에 초대 종정을 맡은 사연 등이 생생히 담겨 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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