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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디즈니는 美 불평등의 중심”…창업주 손녀, 고발 다큐멘터리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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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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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트디즈니 공동 창업주의 손녀 에비게일 디즈니(62)가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의 소득 불평등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비게일과 시사프로그램 감독 캐슬린 휴즈가 감독·제작한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드림 앤드 아더 페이리 테일스’가 24일(현지 시간)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에비게일은 1923년 월트디즈니를 공동 설립한 디즈니 형제 중 로이 O. 디즈니의 손녀이자 2003년까지 월트디즈니 이사를 지낸 로이 E. 디즈니의 딸이다.

에비게일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낮은 임금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디즈니랜드 직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전 시점 기준으로 디즈니랜드 직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인 시급 15달러를 받고 근무했는데, 집값과 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이들은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에비게일은 테마파크 관리인 4명을 인용해 “직원들 일부는 약값을 내기 위해 식비를 포기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시기 월트디즈니의 경영진은 거액의 보수를 받아 논란이 일었다. 에비게일은 “같은 회사 직원들은 음식도 제대로 사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회장은 1년에 66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디즈니는 미국 불평등의 중심”이라고 비판했다.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전 회장은 2018년 한 해에만 연봉과 성과급을 합쳐 6560만 달러(약 784억 원)를 챙겼다. 고액 연봉 논란이 나온 이후 2020년 아이거 회장은 사임했다.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12월 9500명 직원이 속한 노동조합과 2023년까지 시급 최소 18달러로 인상한다는 새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에비게일은 “이 역시도 충분하지 않다. 노동자 개인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시스템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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