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보기술(IT)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사가 보유한 SBSM&C 지분 10%를 시장에 내놓고 원매자 파악에 나섰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다음' 시절부터 10년 넘게 보유했던 SBS의 미디어랩인 SBSM&C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지분이 정리돼야 방송광고 대행사업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에 광고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지분가치는 수십억 원에 불과하지만 카카오에는 광고사업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미디어랩법에 따르면 광고대행자나 광고판매대행자(각 특수관계자 포함)는 광고판매대행자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SBSM&C 지분 5%를 가지고 방송사에 광고대행업을 했던 IHQ는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카카오는 SBSM&C 지분을 매각하면 법 위반 우려 없이 광고대행·판매대행 등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국내 방송광고 시장은 2조5000억원 수준이다. 방송광고 시장 비중이 10년 새 35% 안팎에서 23%로 하락했지만 수조 원에 달하는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에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단순 광고대행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합친 기획협찬이 방송에서도 늘어나고 있어 웹툰 웹소설 카카오TV 등 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에는 기회가 된다. 그간 카카오의 광고사업은 여민수 공동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해 왔다. 지난해 11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그는 "(광고사업의 성장성은) 톡비즈보드나 톡채널 비즈메시지 성장에 있다"며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기대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고, 카카오의 비즈니스 애셋을 이용하는 파트너들의 숫자는 아직도 초기 단계"라고 했다. 카카오는 오는 3월 남궁훈 신임 대표 단독체제로 변화하면서 여 공동대표는 물러날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의 광고사업은 톡비즈·톡채널에서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차기 체제에서도 신성장동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카카오의 광고사업이 집중된 톡비즈 부문은 지난해 매 분기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매출은 1분기 2925억원에서 2분기 3905억원을 거쳐 3분기에는 4049억원으로 성장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그간 빅테크 양사 중 네이버는 광고사업을 크게 키운 반면 카카오는 광고보다 수수료 사업에 치중해왔다"며 "카카오가 방송광고 시장에 뛰어들면 콘텐츠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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