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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석달새 반토막, 시가총액 744조원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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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돈의 세계 자산시장 ◆

매일경제

'디지털로 만든 금'이라고 불리던 비트코인이 한국시간으로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 이상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거래소 기준 21일 8.7%, 22일 4.3% 각각 떨어지면서 불과 일주일 사이에 1000만원 정도 가치가 날아갔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대부분 코인들이 나스닥 기술주와 동반 급락했다. 전 세계 1만2600여 개 가상화폐들을 추적하고 있는 '코인게코' 데이터에 따르면 주말 사이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4050억달러(약 486조원) 정도가 날아갔다.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비트코인 가격이 한창 오르던 지난해 11월 2조9000억달러를 넘었으나, 지금은 지난해 8월 수준인 1조6950억달러로 고점 대비 42% 추락했다.

시장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각각 44%, 42% 떨어져 거의 반 토막 됐다. 일론 머스크가 언급하며 가격이 한때 0.69달러까지 올라갔던 도지코인은 현재 0.14달러로 몇 달 만에 가치가 80% 하락했다.

특히 한정된 물량 때문에 '금'과 같이 인플레이션 때도 가치가 오를 것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이 오히려 주가 하락 시기에 나스닥 기술주들과 함께 동반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하지만 워런 버핏과 함께 버크셔해서웨이를 경영하고 있는 투자자 찰리 멍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 등은 비트코인이 인플레 방어자산이라기보다 극단적인 위험자산이라며 지난해 11월 이후 주가 하락과 함께 가상화폐 버블 붕괴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5년 사이 가상화폐 가격과 S&P500 주가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두 자산 가격의 상관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가상화폐가 기술주와 함께 급락한 이유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꼽힌다. 시중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가상화폐 자산으로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투자자들이 서둘러 투자금을 현금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산업 내 악재들도 있다. 전 세계에서 가상화폐 채굴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국가는 미국, 카자흐스탄, 러시아인데 현재 카자흐스탄은 시위 단속으로 채굴이 금지됐고, 러시아는 지난주 중앙은행이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 정부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대응이 잇따랐다.

연준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가상화폐(CBDC)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백서를 지난주 발간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을 거부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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