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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물량이 한정돼 있고 가격이 오르면 이익을 볼 수 있는 투자대상이라는 점에서 한때 '차세대 금'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시장에서는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강하다.
23일 오후 3시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09% 떨어진 3만5489달러(4233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1.49% 떨어진 2464달러(294만원)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은 27%, 이더리움은 35%가량 추락했으며, 일주일로 기간을 좁히면 비트코인은 17.85%, 이더리움은 25.80% 떨어졌다.
가상화폐 가격의 급락 원인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시행된 양적완화에 힘입어 가상화폐에 몰린 자금이 긴축 신호에 급격히 탈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밀러 타박+'의 맷 말리 수석시장전략가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라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로 돈이 몰렸고 투자자들의 낙관론과 맞물려 가격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을 벌고 있으니 이런 흐름이 계속되고 나는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 본성"이라며 "그들이 바른 판단을 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맞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아닌 애플처럼 기술주로 여겨진다는 해석을 내놨다. 가상자산 시황이 기술주 주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가는 오는 25~2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시사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 한 주 크게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9% 떨어졌고, 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5.1%, 6.2% 하락했다.
같은 시간 가상자산 가격은 더 크게 하락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밥 피츠 시먼스 채권·원자재·주식대여 담당 부사장은 "인플레이션을 보면서 가상화폐 가격도 오를 것으로 봤지만 주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놀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상자산은 주요국 정부의 규제 영향도 받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승인을 거부한 소식은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 압력을 더하고 있다. 또한 세계 3위 가상화폐 채굴 국가인 러시아는 가상화폐 채굴·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점도 부정적인 이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러시아 영토에서 비트코인 채굴·거래를 제한할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반에크어소시에이츠의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인 매슈 시걸은 "중국이 가상화폐를 제한할 때 일부 채굴꾼이 빨리 탈출하고,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컴퓨터 전력 사용량이 일시적으로 줄었다"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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