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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못·낚싯바늘 '간식 테러'… "반려견 산책시키기도 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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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산책 중 '낚싯바늘 꿰인 소시지'' 발견
동물 혐오 범죄로 추정... 법 있어도 처벌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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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원에서 발견된 낚싯바늘에 꿰인 소시지. 제보자 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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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사는 A씨는 주말인 지난 15일 저녁 반려견과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닥에 (강아지)간식이 있다"는 이웃의 말을 듣고 무심코 낙엽을 들춰봤는데 낚싯바늘에 꿰인 소시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먹으려 했다면 크게 다칠 뻔한 것이다.

반려동물을 향한 혐오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관련법이 있지만, 범죄 현장을 잡아내기 힘들고 증거도 부족해 처벌이 쉽지 않은 탓이다.

반려견들 노는 곳에 '낚싯바늘에 꿰인 소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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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처음에는 누군가 먹다 버렸나 싶어 유심히 보진 않았다"며 "그런데 다른 분이 소시지가 좀 이상한 것 같다고 하셔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춰봤다"고 말했다. 쌓인 낙엽에 덮여 있던 소시지에는 낚싯바늘이 꿰여 있었고, 바늘과 연결된 낚싯줄은 가로등에 묶인 상태였다. A씨는 너무 놀라 현장 사진을 찍거나 신고할 생각조차 못 했다. 주위에 산책 나온 반려견들이 많아 바로 수거했다. 그는 "혹시 다른 강아지나 우리 강아지가 그걸 먹었을 생각을 하면 너무 끔찍하고 무섭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당 공원은 A씨가 반려견과 주 3회 이상 즐겨 찾는 산책 공간으로 반려견들이 많은 곳이다. 특히 소시지가 발견된 곳은 반려견들이 모여 노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는 반려견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낙엽을 덮어뒀다는 점에서 동물을 해치려는 악의적 행위라고 추정했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낚싯바늘 사진을 공개하며 반려인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A씨의 제보를 받은 동물권단체 '케어'도 17일 "부평공원에 낚싯바늘 설치한 범인을 찾는다"며 결정적 제보자에게는 현상금 1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케어'의 문의를 받은 부평구청 또한 동물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현수막 설치를 인천구청과 협의하기로 했다. 16일 오후 관련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공원 일대를 수색했으나 추가로 낚싯바늘을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원 관리 업체의 협조를 구해 공원 내 폐쇄회로(CC)TV를 판독할 예정이다.

바늘, 못 박힌 간식에 본드테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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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침핀, 못이 박힌 애견 간식들이 반복적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안산소식 페이스북, 온라인 애견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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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테러'와 같은 반려동물을 향한 혐오범죄는 낯설지 않다. 2020년 7월 경기도 안산시에서는 강아지 간식에 바늘을 넣어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 곳곳에 뿌린 40대 남성 B씨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개들이 하도 짖어 시끄러워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피해를 본 반려견이 없는 건 다행스러웠지만, 그로 인해 B씨에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아닌 재물손괴 미수 혐의만 적용됐다.

2018년 10월 경기도 수원시에서도 못이 박힌 간식을 먹은 반려견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산책 중 잔디밭에서 길이 5㎝ 정도의 못이 박힌 간식을 주워 먹고 입 주변에 피를 흘리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것이다. 해당 장소에서는 같은 해 8월에도 못이 박힌 간식이 발견됐지만 증거가 없어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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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부산 남구 용호동 주택가에서 염산 테러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길고양이가 구조됐다. 부산 길고양이 보호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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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동물 혐오 범죄의 경우 그 잔혹성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8월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에서는 본드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에 화상을 입은 길고양이가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방범용 CCTV를 확인했지만 용의자 특정에는 실패했다. 고양이가 먹을 만한 음식에 독극물을 넣거나 눈에 쇠구슬 총을 쏘고, 염산을 살포하는 등의 범죄 사례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반려인 김혜민(25)씨는 "동물을 향한 혐오 범죄 소식을 들을 때마다 너무 충격적"이라며 "반려견과 매일 다니던 산책길에도 그런 일이 있을까 괜히 두렵다"고 말했다. 김씨는 "강아지와는 시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함께 걸어도 강아지가 뭘 먹는지 바로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며 "그런 나쁜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까지 걱정해야 하는지 화도 나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동물 혐오 범죄가 공론화되어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로 인식돼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학대 10년 새 1200% 늘어도 구속은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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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9년 10년간 동물보호법 위반사건 발생·검거·송치 현황.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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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약하진 않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에 따르면 도구, 약물 등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한 자는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등 관련 법이 강화됐다.

문제는 동물 학대 범죄의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거나 그마저도 잘 이뤄지지 않아 학대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매년 동물 학대 범죄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처벌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2020년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지난 2010년 69건에서 2019년 914건으로 1200% 늘었다. 그러나 그 10년 동안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3360명 중 구속된 사람은 겨우 4명이었다. 2019년 송치된 973명 가운데 구속된 인원은 한 명도 없었다. 법은 강화됐지만 동물학대 범죄를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인식 탓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부실한 수사 매뉴얼과 미온적 판결... 학대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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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동물 학대 사건 수사 매뉴얼은 미국과 비교하면 실제 대처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진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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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를 단속하고 수사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동물보호법에 대한 전문성과 수사 매뉴얼이 부족해 신고 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도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6년 일선 경찰서에 배포한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한 수사 매뉴얼에는 학대 사례와 수사 단계별 대처 방안은 거의 없다. 16쪽 중 11쪽이 법조항에 해당될 정도로 동물보호법상 벌칙 조항만 열거돼 있는 것이다.

동물권단체 케어 측은 경찰 수사 매뉴얼이 문서로만 하달된 점을 지적했다. 경찰들도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하다보니 현장 대처 방법을 숙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지자체 동물보호 업무 담당자의 잦은 변경도 문제로 꼽았다. 담당자가 자주 바뀌니 현장 경험이 없고 동물보호법과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동물 학대 사건은 동물단체가 개입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케어 측은 동물 학대 범죄가 반복되는 원인에 대해 "법으로 명시된 처벌 형량이 약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사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사건 하나하나에 실제적으로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형 사례가 극히 드물어 경각심을 일깨울 사건이 없다는 것이다.

케어 측은 동물이 다치거나 죽지 않아도 학대 행위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물 학대와 혐오 범죄를 줄이기 위해 교육을 통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동물권의 차원에서 동물 보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혜린 인턴기자 jhr1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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