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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단독]"'조해주 후임 이승택' 꼼수 차단"…野추천 문상부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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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반대로 임명 지연돼온 야당 몫 후보

"선관위 살아나 기쁜 마음으로 사퇴" 선언

조해주 사퇴 끌어낸 집단행동에 힘 실어줘

여당, 야당몫 위원 임명 막을 명분 잃게돼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예정

중앙일보

현장풀) 문상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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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반대로 임명되지 못해온 야당 몫 추천 중앙선관위원 후보자 문상부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22일 후보를 전격 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공정성 논란에 휘말려온) 선관위를 살리기 위해 선관위원으로 복귀하고자 했으나 용기 있는 (선관위) 후배님들 덕분에 선관위가 다시 살아난 지금 이미 그 목적이 달성됐기에 기쁜 마음으로 위원 후보직을 사퇴한다. 후배님들이 한없이 고맙고 사랑스럽다"는 입장을 자신을 추천한 국민의힘 측에 전하며 이날 후보직을 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야당인 국민의힘 몫으로 중앙선관위원 후보에 추천돼 지난해 12월 6일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렸으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문 후보자는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했다가 탈당했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관리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도 있다"며 반대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조해주 상임위원은 문재인 대선 후보 특보를 지냈고, 2014년 민주당 추천으로 임명된 이상환 전 선관위원은 민주당 당직자 출신이니 문상부 후보의 임명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고수해 문 후보자의 선관위원 임명은 두 달 가까이 중단되온 상태였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야당 몫 선관위원이 공석인 가운데 대통령과 대법원장, 민주당이 임명 또는 추천한 친여 성향 선관위원이 7명에 달해 대선을 앞두고 '현격히 여당에 기울어진 선관위'가 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여당의 강력히 반대해온 문 후보가 22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다른 후보를 추천해 야당 몫 선관위원을 선관위에 입성시킬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식통은 "문 후보의 전격 사퇴는 전날 선관위 직원 2900명이 들고 일어나 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한 조해주 상임위원의 용퇴를 압박한 끝에 조 위원이 결국 물러난 일과 무관하지 않다"며"선관위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직원들 초유의 집단행동에 힘을 실어주면서, 한편으론 그런 움직임을 업고 후보직을 사퇴해 여당이 야당 몫 선관위원 임명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문 후보의 전격 사퇴는 또 청와대가 조해주 상임위원 후임에 기존 중앙선관위원인 이승택 변호사를 선관위의 호선을 통해 임명하려는 '꼼수'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3.9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후임 상임위원 인선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이 2년 전 임명한 이승택 선관위원을 선관위가 자체 호선을 통해 상임위원에 임명하는 방안을 선관위에 직간접으로 요청했다는 설이 돌아왔다. 그러나 선관위는 "상임위원은 각별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만큼 매우 엄격한 검증(청문회)을 거쳐 임명되는데 그보다 훨씬 덜 엄격한 검증을 거쳐 임명된 비상임 선관위원을 상임위원에 앉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 선관위 대표단은 20일 선관위를 찾아와 "만일 중앙선관위가 이승택 위원을 상임위원에 호선하는 안건을 회의에 상정하면 회의장 입구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언론에 반대 의견문을 발표하는 건 물론 그보다 더한 행동도 하겠다"고 압박했다. 문 후보의 전격 사퇴는 이런 움직임에도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이 있어 보인다는 게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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