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입학정원 감축 몸사린 서울 사립대…18년 동안 고작 4000명 줄였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입학정원 감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서울 대규모 사립대들은 정원 감축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대학 입학정원은 2003년 65만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1년 47만여명으로 30% 가까이 줄었지만, 서울 10개 사립대의 감축률은 1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1조원이 넘는 국고를 투입해 수도권·비수도권 구분없이 대학의 정원감축을 예고했지만, 그동안 학벌주의와 수도권 소재라는 이유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서울권 사립대'가 얼마나 정원을 감축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핌

/사진=대학교육연구소 wideopen@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2일 대학교육연구소의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 연구보고서(정의당 연구용역)에 따르면 대학은 2003년부터 정부 정책에 따라 입학정원을 꾸준히 줄여 왔다. 지난해 전체 대학의 입학정원은 2003년 대비 18만674명(27.7%) 줄어든 47만2496명이었다.

설립유형별 감축 현황을 살펴보면 국립대는 2만2865명(23.2%) 줄어든 7만5595명, 사립대는 28.4%(15만7809명) 줄어든 39만6901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대학이 15.9%(3만5101명) 줄였을 때 지방 대학은 33.6%(14만5573명) 줄었다. 정부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마다 수도권 중심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등 서울권 대규모 사립대 10곳은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총 4192명(10.7%)의 입학정원을 줄였다. 전체 감축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서울권 사립대 10곳의 입학정원 감축 대부분이 2003년에서 2008년 사이에 집중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해당 기간 동안 대학 10곳이 감축한 입학정원은 3082명으로 감축인원의 73.5% 수준이었다. 즉 2009년부터의 감축 인원이 사실상 거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별 입학정원 감축 인원을 비교해보면 건국대가 가장 적은 30명(-1%)을 줄였다. 고려대는 82명(-2.1%), 홍익대는 245명(-6.3%), 동국대는 253명(-8.6%), 한양대는 447명(-13.4%), 연세대는 513명(-13.1%) 등이었다.

또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은 '적정규모화 계획'을 포함한 자율혁신계획을 내년 5월까지 밝혀야 한다. 서울권 대학도 예외 없이 '정원감축' 계획을 받겠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다. 이에 따른 정원감축 규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입학정원을 기준으로 전체 대학이 정원의 10%를 줄이면 충원율은 83.3%에서 92.6%로 크게 상승한다. 수도권은 90.2%에서 100.2%, 지방은 78.9%에서 87.6%로 8.8%p 개선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권역별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은 85.2%에서 94.7%, 다른 권역은 70%대에서 80%대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000 미만의 소규모대학을 제외하면 충원율은 90% 이상으로 상승한다.

뉴스핌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1.08.24 wideopen@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덕원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정원감축'은 대학 경쟁력보다 대학이 위치한 지역, 규모 등 사회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며 "학벌주의와 수도권 중심이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부가 획일적 잣대로 대학을 평가하고 정원 감축을 유도했기 때문에 지방대학의 위기가 가중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2024년 이후 학령인구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라며 "향후 구조조정 정책은 학생 수 감축을 넘어, 수도권과 지방대학이 공존하며 고등교육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