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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추경안 제출하자 마자 여·야 기싸움…대선 앞두고 ‘돈 풀기 경쟁’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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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증액 규모·방식 둘러싼 이견 / 대선 정국과 맞물려 '정치적 기싸움' 이어질 가능성

세계일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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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일 신년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자마자 여야가 대규모 증액 문제를 놓고 기싸움에 들어갔다.

증액 방법은 다르지만 여야가 3월 대선을 앞두고 '돈 풀기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정부의 14조 규모 추경안 제출과 관련, 국민의힘이 주장한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처리하기 위한 '대선 후보 간 긴급 회동'을 제안했다.

방법은 다르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과감한 추경에 원칙론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대폭 증액될지 주목된다.

다만 구체적인 증액 규모와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데다 대선 정국과 맞물려 여야의 정치적 기싸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안의 두 배가 넘는 규모가 거론되는 데 대해 정부가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여야 대선후보들의 추경 증액 주장과 관련,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이야기해달라"며 "채권 발행하면 된다는데 말이 쉽지, 그러다 채권 시장에 불안정한 신호를 주면 거시경제에 부담이 되고 다 국민의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증액 요구의 전면에는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섰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목적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를 위해 여야 모든 대선 후보 간 긴급 회동을 제안하며 국민의힘이 앞서 제시한 '35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제로 올리자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부담을 갖지 않고 차기 정부 재원으로 35조원을 마련해서 이번에 신속하게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이 가능하도록 모든 대선후보에게 긴급 회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는 하반기 예산집행 권한을 가질 후보들이 책임지는 조건으로, 사업예산 조정을 통해 긴급하게 35조원 추경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이렇게 명확한 다자들의 회동과 합의에 따라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겨냥, "국민에 대해 애정을 갖고 국가 존속과 안정 문제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면 결코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시간이 부족하면 동의 표시만 명확히 해주시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증액에 난색을 보이며 14조원 규모의 추경안 원안을 그대로 의결한 상황에서 여야 간 후보 연합전선 구축이라는 카드를 통해 민생 이슈를 주도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30% 초반대에 머무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원내지도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코로나19 위기대응특위 긴급점검회의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대폭 넓혀야 한다"며 "민생과 방역 모두를 지키려면 추경을 신속히 처리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히 보상 확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난 추경 편성 당시 제외됐던 220만 자영업자, 그중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문화예술인 등 법적으로 소상공인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을 이번 추경에 반드시 포함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다음 달 10∼11일 사이 추경안을 의결하는 일정을 고려 중이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임시회 집회 공고를 냈다.

국민의힘 역시 신년 추경 증액에 찬성하고 있다. 이 후보가 이날 언급한 '35조'는 야당이 언급한 액수기도 하다.

앞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번 추경에 반영돼야 할 7가지 요구 사항을 기재부 측에 전달하면서, 소요 재원 규모로 약 32조∼35조원을 거론했다.

야당은 지원 규모 확대와 함께 재원 마련 방법으로 올해 본예산의 세출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는 기류다.

당초 국민의힘의 요구사항 중 핵심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금을 현행 1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대폭 증액하는 것이다.

야당은 손실 보상률도 현행 80%에서 100%로 확대하고, 손실보상 하한액은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이재명 후보가 추경 편성 논의를 위해 여야 대선 후보 간 긴급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 일정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국무회의를 거쳐 예산안을 국회에 보내면 양당 원내지도부가 논의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제대로 된 추경안을 여당이 대통령을 설득해서, 그걸 가져오라 이 말"이라며 "실효적 조치를 해야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식의 행동은 국민께서 이거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볼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미 할 얘기를 다 했다"며 "제가 50조 원을 지난해 8월부터 말했고 어떻게 쓸지도 말했는데, 그때는 (이 후보가) 포퓰리즘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또 "여당 후보님이 행정부와 대통령을 설득해 추경안을 보내라 했는데, 지금 보낸 게 14조 원 규모"라며 "(50조 원에서) 36조 원이 부족하니 논의를 하자는 건데, 이미 다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재원은 본예산 608조원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한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다만 이 후보가 이에 대해 "아마도 정부 입장에선 지출 구조조정 예산만으로 가능할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은 (야당이) 정부에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달아서 사실상 35조원 추경 확대를 못 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고 있다"고 지적한 상태라 향후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도 이재명 후보의 추경 관련 긴급 회동 제안에 선을 그었다.

안혜진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포퓰리즘 관권 선거를 치러보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뻔히 보인다"며 "그런데도 긴급회동 운운하는 이 후보의 모습은 자기 모습이 안 보이는 줄 아는 눈밭의 꿩과 같다"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회동이라는 이름 아래 이 후보의 포퓰리즘이 관철된다면 후대에 나라를 망친 참담한 정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의당은 "모든 대선 후보 간 회동으로 정치적 합의를 만들자는 이재명 후보의 제안을 환영한다. 조건 없이 만나서 대화하고 토론하길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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