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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검찰 "정영학 녹취록 통째 유출돼"... 법원 "피고인 측에 복사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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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혐의 기소 '대장동 5인방' 공판
한국일보 보도로 녹취록 내용 알려져
한국일보

정영학 회계사가 21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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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이 연일 한국일보에 보도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법원이 피고인들에게 녹취록 등사(복사)를 허용해 이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는 21일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회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세 번째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정 회계사 녹취록을 언급하며 "녹취록 파일은 중요하다"며 "재판부 입장은 피고인 측에 (녹취 파일이) 제공돼 증거 의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증거기록 등사 이후에 일부 녹취록이 통째로 유출돼 연일 언론에 보도된 상황이 발생했다"며 등사를 미뤄도 될지 판단을 구했지만, 재판부는 "(기소 이후) 이미 기일이 많이 지났다. 공식적으로 등사를 허용하라고 말씀드린다"고 주문했다. 수사가 계속되고 있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정 회계사가 2019∼2020년 김만배씨와 주고받은 대화 녹취록은 검찰이 피고인들을 법정에 세울 수 있었던 결정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일보는 화천대유에서 '50억 클럽' 인사들에게 챙겨주려고 수익 배분 계획을 짰고(관련기사: [단독] 김만배, '50억 클럽' 챙겨주려 '420억 수익' 배분 계획 짰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대장동 사업 초기에 김씨에게 5억 원을 입금한 사실(관련기사: [단독] 박영수, 화천대유에 5억 입금...초기부터 사업 깊숙이 관여) 등을 녹취록 내용을 토대로 보도했다.

이날 공판에는 성남도시공사 개발사업 2팀장 한모 씨가 지난 17일에 이어 재차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만배씨 변호인은 이날 한씨에게 "성남시와 공사가 공모지침서나 사업계획서에 없던 제1공단 지하 주차장 조성비 200억 원을 '성남의뜰'(대장동 개발 시행사)에 추가 부담하도록 요구한 것이 맞나"라고 물었고, 한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김씨 변호인이 터널 공사비와 대장동 남측 진입로 확충 비용, 전기 설비 비용 등을 성남의뜰이 추가 부담한 게 맞는지 묻자, 한씨는 "정확한 금액은 모르지만 내용은 맞다"고 대답했다. 변호인이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성남의뜰이) 지출했는데, 이런 도시기반시설 조성 또는 개선에 따른 혜택들은 성남시와 성남시민에게 돌아가지 않나"라고 질문하자, 한씨는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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