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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금지된 쪼개기 상장, 기업 물적분할에 개미들은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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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이 잇달아 물적분할 관련 공약을 내세우며 개인 투자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불거진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 논란에 대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하자 표심잡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주겠다”고 했고, 윤 후보는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라고 말했다.

물적분할제도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경제위기 대응과 원활하고 합리적인 경제구조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1998년 12월 상법 개정과 함께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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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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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은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분사해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는 것이다. 이때 모회사는 신설된 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소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 모회사의 주주는 자회사의 주식을 가지지 못한다.

반면 인적분할은 기업을 분리할 때 분할 후 회사의 지분을 모회사 주주에게 배정하는 형태의 기업 분할이다. 예를 들어, A 회사의 분할 전 주주 구성이 갑 70%, 을 30%였다면, 물적분할된 B 회사의 주주 구성 역시 갑 70%, 을 30%가 된다. 국내 인적분할 사례로는 신세계(004170) 사업부의 한 형태였던 이마트(139480)가 지난 2011년 따로 떨어져서 나온 것이 있다.

◇ 해외에서는 거의 없는 물적분할, 피해는 소액주주가 받아

국내에서 많이 일어나는 모·자회사 동시 상장은 해외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사례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소액 주주 집단소송 같은 제도 때문에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유튜브를 상장시키지 않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다국적 기업들은 모두 인적분할로 자회사를 분할해 상장시켰다.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다임러는 지난해 12월 10일 트럭사업부(다임러트럭)를 분할해 독일 증시에 상장시켰다. 이에 따라 다임러 주주들은 모회사 지분율에 따라 다임러트럭 신주 65%를 받았다.

국내 기업들이 물적분할을 많이 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물적분할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모·자회사 동시상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주회사 할인 등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소액주주에게 가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모두 분할 전과 비교해 주주의 지분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분할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분할 자회사는 모회사의 사업 부문으로 있을 때보다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문제는 분할 이후에 지배주주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가지 행위들이 벌어지면서 소액주주에게 피해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는 LG화학(051910)에서 분사된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계획이 발표되자 LG화학의 주가는 하향세를 탔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SK케미칼(285130)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카카오(035720)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페이(377300)로 각각 분할시켜 상장했는데, 1년 사이에 모회사 주가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된 지난해 3월 18일부터 지난 20일까지 SK케미칼의 주가는 30만1000원에서 14만4000원으로 급락했다.

모회사로부터 물적분할된 쓱닷컴(SSG)과 카카오모빌리티도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서 물적분할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배터리 자회사인 SK온도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불씨는 당분간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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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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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 울부짖음에 정치권도 행동에 나서

국내 기업들의 계속되는 쪼개기 상장에 소액 주주들의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업의 물적분할을 금지시켜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청원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치권에서도 물적분할 제도를 손보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중 상장에 따른 개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면서 물적분할 때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겠다는 등의 제안을 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의 이사회가 합병, 분할합병, 영업양수도와 같은 중요한 내용을 추진할 때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적정가격으로 회사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물적분할 때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주인수권이란 증자를 위해 신주가 발행되는 경우 우선적으로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 전문가들 “소액주주 피해 최소화 중요”

전문가들은 기업분할 시 소액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신주인수권 부여, 자회사 상장 때 기존 주주에게 공모주 우선 배정,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등이 대안책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때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신주인수권 부여를 위해서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공모주 우선 배정을 위해서는 증권인수업무 규정을 수정하고, 주식매수청구권 부여를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트래킹 스톡(Tracking Stock) 발행 등을 인정하는 상법 개정을 통해 자금조달을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트래킹 스톡은 특정 사업부문의 실적을 바탕으로 발행 가능한 주식이다. 예를 들어 LG화학의 경우 물적분할을 하지 않고 LG화학A라는 식으로 특정 사업부에 대해서만 주식을 발행하면 이를 트래킹 스톡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사가 시스템통합분야 사업(EDS) 분야를, 일본의 소니사가 인터넷 접속부문 자회사를 각각 트래킹 스톡으로 상장한 바 있다.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 일반주주의 주주권 확립이 시급하다”면서 “해외에서는 기업 분할을 하더라도 기존 주주의 의결권이나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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