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침공 가능성 크지만…미-러 2차협상 곧 개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블링컨 "서면 답변 러시아에 안 줄 것" 기선제압

"눈 녹아 땅 질퍽거리기 전에 러시아가 공격할 것"

뉴스1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의 공격은 몇 주 내로 발생할 것이다. 봄의 해빙기가 찾아와 중차량들이 진흙에 빠지기 전에."

미국과 러시아의 2차 안보 협상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문제를 놓고 양국 간의 2차 협상에 돌입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10일 협상에서 한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이번에도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벌써부터 불꽃 튀는 신경전

이미 미국과 러시아는 협상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의 안보 요구사항에 대한 서면 답변을 주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러시아 측이 유도하는 형식의 대화에 이끌려가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러시아의 핵심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아마 (협상을 하는) 금요일 이후에 더 좋은 의견이 떠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의중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전에는 그 무엇도 약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군대를 이동시킬 어떠한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유럽이나 다른 어딘가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위험은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면서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공격, 공습, 침입 등 무엇이든 전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서방 어디까지 시험할까

러시아의 단언에도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지난 1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나토 등 서방을 시험할 것이라며 "제 추측으로는 그가(푸틴 대통령이) 침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처한 대내·외적 환경을 설명하면서 "그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러시아 대통령궁(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고조되는 긴장을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상황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동맹국 벨라루스와의 공동 군사훈련을 발표하며 동쪽과 북쪽 양방향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파블로 클림킨 전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NYT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협상에 임하는 자세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영향권으로 넘겨주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를 이대로 끝장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각각 러시아와 협상에 나섰지만 모두 빈손으로 끝났다. NYT는 그 이후 미국과 러시아 양측에서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 러시아 외교관은 서방과의 회담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있다고 표현했으며, 블링컨 장관 또한 협상 결과를 낙관할 이유를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 복수의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공격을 한다면 몇 주 내로 할 것으로 예상하며, 눈이 녹아 땅이 질퍽해져 군용 대형 차량의 운용이 어려워지기 전에 침공을 강행할 것으로 봤다.

클림킨 전 장관은 미국이 외교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위험한 외교적 노선을 취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 건 위험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제공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