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코로나 시대를 위로한 지하철 안내 방송, 승객 만족도 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승객 여러분, 한강을 지나고 있습니다. 잠시 휴대전화는 미뤄두고 멋진 풍경을 보시기 바랍니다. 걱정과 근심은 내리실 때 열차에 모두 놓고 내리십시오. 코로나로 힘든 시기도 지나갈 것입니다. 다같이 화이팅 합시다.”

지난해 4월 어느 출근길 아침, 서울지하철 4호선 열차가 동작역에서 출발해 동작대교를 건너 이촌역을 향하고 있을 때 안내방송이 나왔다. 다리를 지나가는 시간을 이용해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건넨 것이다. 한 승객은 해당 안내를 듣고 공사 홈페이지에 “가슴이 벅찬 아침이었다”며 “코로나19와 건강 문제가 겹쳐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느낌이었는데 다시 힘을 내보려고 한다. 기사님께 감사하다”는 민원을 남겼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1년 서울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보낸 ‘칭찬 민원’(2202건) 중 이같은 승무원의 안내방송에 만족하거나 공감한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고 21일 밝혔다. 1년간 전화와 문자, 홈페이지를 통해 1773건의 방송 관련 칭찬이 들어와 전체 칭찬 민원의 80.5%를 차지했다.

민원 내용을 살펴보면 역과 역 사이, 이동 시간이 길어 열차가 한참을 달리는 구간에서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코로나 등을 위로하며 격려하기 위해 건넨 감성적인 말이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지난해에만 175건의 칭찬을 받은 최경천 차장(동작승무사업소) 역시 4호선에 근무하면서 동작철교를 지날 때 건낸 위로의 말이 승객들에게 감동을 줬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메뉴얼에 따른 정보 전달이 아닌 감성행복 방송은 승객들과 접점을 만들고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여러번 작성해서 많이 읽어 보며 준비하는 승무원들도 있다. 여러 곳에 소속된 직원들이 방송 내용을 논의하는 모임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과거에 자신이 부정승차를 했다고 사과하며 돈과 함께 보내 온 민원인의 편지. | 서울교통공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승하차 시 주의사항 등 지하철 이용수칙을 친절히 안내한 방송 등에 대한 칭찬도 많았다. 한 3호선 승객은 “고속터미널역에서 ‘승객들이 탑승 열정이 넘치는 곳이라 출입문을 충분히 열어두겠다’ ‘어깨 싸움을 조심하라’라는 안내가 출근길에 잠시 웃게 해줬다”며 “승무원에게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민원을 남겼다.

이밖에도 역무원과 청소 담당 직원들에게 친절이나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게 된 데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민원도 있었다. 특히 20년 전 부정승차를 사과하며 돈을 보내온 익명의 민원도 있었다고 한다. 공사는 칭찬 민원을 많이 받은 직원에게 포상하는데, 누적으로 100건 이상 쌓인 승무원들로 ‘센추리 클럽’을 구성해 직원들이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접수되는 수많은 민원은 신경 써서 회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승객들의 따뜻한 말과 격려로 직원들이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 RPG 게임으로 대선 후보를 고른다고?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