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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3~4시간동안 쓴맛 올라와요" 먹는 코로나 치료제 후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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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먹는 치료제' 처방 르포

중앙일보

19일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재택치료 상황실에서 관계자가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며 재택치료를 하고 있는 환자의 증세 등을 화상전화를 이용해 체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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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고 서너 시간까지는 쓴맛이 올라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권모(66) 씨는 19일부터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먹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고 18일 양성 판정을 받아 19일 재택치료에 들어간 뒤 그 날부터 치료제를 복용했다. 권 씨를 관리하는 성남시의료원의 모니터링 현장을 살펴봤다.

권모 환자: 원래 있던 근육통이 팍스로비드 복용하고 더 강해졌어요.

최보미 간호사: 증상 심하시면 보건소에서 줬던 종합감기약이나 타이레놀 함께 드셔도 상관없으세요.

권모 환자: 혹시 몰라서, 겁나고 걱정돼서 같이 먹진 않았어요.

최보미 간호사: 모니터링실에 언제든 문의하세요.

권모 환자: 약 먹고 얼마 동안 쓴맛이 올라왔어요. 한 서너 시간 지나니까 없어지더라고요.

최보미 간호사: 많이들 말씀하시는 증상이에요. 미지근한 물, 조금씩 자주 드세요.

이후, 최보미 성남시의료원 책임 간호사는 권 씨에게 설사 등 나타날 수 있는 다른 부작용을 재차 안내했다.



"복용 후 대부분 쓴맛 호소"…병용 금지약물 '삼중 확인'



성남시의료원에서는 재택치료 환자 약 250명을 관리하고 있다. 권 씨를 포함해 19일까지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환자는 7명이다. 65세 이상 환자 5명과 면역저하자 2명이다. 채윤태 성남시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권 씨 외 나머지 6명도 중대한 이상 반응 없이 양호한 상태”라면서 “대부분 입에서 쓴맛이 난다는 부작용을 호소한다”고 했다.

최보미 간호사는 “7명의 환자는 애초 증상이 굉장히 경미한 환자라 (복약 이후) 눈에 띄는 호전은 딱히 없다”면서도 “플라시보 효과인지 모르겠는데 다들 몸이 조금 나아졌다고 일관되게 말했다”고 전했다.

처방받은 환자 7명 중 병용금지 약물을 복용 중이던 환자도 있었다. 고지혈증약을 먹고 있던 환자였다. 채 교수는 “고지혈증약의 경우, 응급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은 아니다. 가급적 복용 중단하고 팍스로비드 드시도록 지도했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 병용 금기 의약품은 고지혈증약 로바스타틴 등 총 28개 성분이며 이 중 국내 허가된 의약품은 23종이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전산으로 걸러진다. 하지만 일반의약품은 문진을 통해야만 알 수 있다. 때문에 성남시의료원에선 복약지도하면서 삼중으로 이를 확인하고 있다. 첫째로 비대면 진료를 할 때, 둘째로 약국에서 환자와 유선 통화를 하면서, 셋째로 모니터링 팀에서 수시로 확인하는 식이다. 건강식품첨가물 복용은 일반적으로 멈추길 권고한다고 했다.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자 중에는 복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성남시의료원에서도 18일 한 환자가 “먹고 싶지 않다”며 처방을 거부했다. 채 교수는 “선택권은 환자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강제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며 “최대한 약물의 효능·효과를 말씀을 드리지만 그래도 동의하시지 않는 경우 재택치료 지속이 원칙”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14일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한 약국에서 동작구청 관계자가 약사로부터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수령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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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 등 궂은 날씨엔 보건소에서 직접 배달



재택치료자의 팍스로비드 수령은 약국에서 퀵서비스를 통해 바로 환자의 집으로 보내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약국이 퀵서비스 업체와 계약을 맺고, 관련 비용은 보건소에서 부담한다. 눈이 많이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 퀵서비스 배달부들이 일을 거부하는 때도 있다. 이때는 보건소 직원이 약국에 들러 환자 집에 직접 배달을 하기도 한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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